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앞서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이날 오전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의견을 조율했으나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새누리당은 부적격·적격 의견을 모두 적시한 경과보고서 채택을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보고서 채택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끝내 특위 전체회의가 무산됐다.
특히 민주당 강기정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후보자 인준 여부와 별개로 이 후보자를 특정업무경비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방침을 정해 1월 임시국회 개회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도 보고서 채택 무산과 함께 인사청문특위 활동 종료를 선언해 보고서 채택 강행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
남은 방법은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법이 있지만, 직권상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설사 표결이 이뤄진다 해도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게다가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당론을 정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는 점도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고심을 깊게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는) 헛소문에 의해 피해받은 사람으로, 자진사퇴를 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직권상정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국회의장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서도 "보고서 채택이 안 되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고 결정을 안 하면 장기 표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의 경우가 지난해 7월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되지 못하고 15일이 지난 뒤 자진사퇴한 김병화 전 대법관 후보자의 전례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다운계약서·저축은행 연루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적격성 시비가 불거졌고, 임명동의를 둘러싼 여야 공방 끝에 자진사퇴로 일단락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