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여수 금고털이 의혹 근거없다…경찰 "계속 수사할 것"

2013-01-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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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검찰이 지난해 말 발생한 전남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으로 불거진 각종 의혹을 모두 근거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으나 경찰은 일부 의혹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을 밝혀 자칫 검경 수사권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특히 대법원에서 확정된 기업 횡령의혹 사건 관련자에 대한 계좌추적을 위한 경찰의 영장신청 계획에 대해 "형사사법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금고털이범 박모(45)씨에 이어 22일 김 모 경사(45)를 구속기소하고 상세한 범행 과정과 각종 의혹을 조사한 최종 수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검찰은 "김 경사가 범행을 주도한 사실과 뇌물죄 등을 확인했지만 수사와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사부실 의혹을 일축했다.

검찰은 이들이 검거되면서 확산되고 있는 김 경사가 미제사건 개입 의심과, 검찰이 5년전 김 경사의 다른 범행을 알고도 수사하지 않았는지 여부, 이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기업 횡령사건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했다.

검찰은 이런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려 방대한 자료를 정밀검토하고 당시 수사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천세 차장 검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현직 경찰관이 오히려 금고털이를 주도한 희대의 어처구니없는 사건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각종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미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정된 것인 만큼 사실관계에 반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기된 의혹들을 계속 수사 중인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검찰 발표 후 바로 우리 입장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일단 검찰 발표에 대해서는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계속 추진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 달라"고 말해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 비쳤다.

여수경찰서는 금고털이 공범이 연루된 사건과 관련해 수십억원의 돈거래가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의혹 규명을 위해 최근 재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3번에 걸쳐 거래 내역을 정밀 조사하기 위한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지만 기각당했다.

의혹 해소를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 속에서 검찰의 이 같은 입장이 경찰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잇따른 영장 기각은 당시 검찰이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부실 수사를 은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 경사는 금고털이 범행을 주도했고 특히 여수 본서에 근무할 당시인 2011년 사행성 게임장 바지사장으로 있던 황모(45)씨로부터 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드러나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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