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의 4분기 순익은 131억달러, 주당순익은 13.81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18% 증가해 545억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인 매출 549억달러 보다 낮다. 전년동기에는 순익이 130억달러, 주당순익이 13.87달러였다.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실적 발표 후 애플 주가는 한때 11%까지 떨어지다가 소폭 올라 9.5% 하락한 464.09달러에 마감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470억달러가 날라갔다. 지난 9월 아이폰5를 출시한데다 연말 시즌이 겹치면서 실적 호조를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컸다. 당시 700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점차 하락했다.
애플은 지난 4분기 아이폰을 4780만대를 팔아치웠다. 전년동기의 3700만대보다 1000대 이상 판매한 것이다. 아이패드도 전년대비 49% 증가한 2290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분에서 애플의 잠재적인 단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의 성장이 미미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부진한 성장의 원인을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고 판매가 급증하면서 애플을 주춤거리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월 기준 삼성전자의 제품은 미국 핸드폰 시장에서 27% 이상을 점유했다. 애플 제품의 점유율은 18.5%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이미 선두주자로 활약했기 때문에 큰 성장을 보여주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BMO의 잭 에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가졌던 우려를 확인했다”며 “거대한 기업일수록 눈부신 성장을 일궈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비싼 제조업 비용도 수익 저조에 한몫했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생산시설들이 정기점검에 들어가면서 제작 비용도 높아졌다. 게다가 새로 출시했던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새로운 설비를 통해 만들었기 때문에 자금이 더 들 수 밖에 없었다.
애플은 올해도 자신없는 분위기다. 애플은 이번 분기에도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매의 경우 전문가 예상치(455억달러)보다 낮은 410억~430억달러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매상 총이익은 37.5~38.%에 머물고 총 운영비용은 38억~39억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