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니클로스가 1970년대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당시의 모습. 니클로스는 1966년과 1970년, 1978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는 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브리티시오픈에서 가장 적은 승수(3승)를 올렸다. [SI]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20세기 최고의 골퍼’ ‘황금 곰’ 등의 수식어를 달고다니는 잭 니클로스(미국)가 지난 21일 만 73세가 됐다.
메이저대회 최다승(18승), 마스터스 최고령(46세)· 최다(6회) 우승 및 최초의 타이틀 방어(1965∼1966년), 챔피언스투어 72홀 최소타수(27언더파 261타), USPGA챔피언십 최다 언더파(53회) 및 최다 60타대 스코어(41회)….
니클로스의 기록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그는 지금 선수보다는 코스 설계가로서 더 많은 활동을 한다. 세계 각지에 그가 설계한 코스는 300개를 넘는다. 73회 생일을 맞아 니클로스의 이모저모를 요약한다.
▲결혼식날에도 18홀을 돌다
니클로스는 1940년 1월21일생. 야구를 좋아했던 그는 열살 때 아버지의 골프백을 멨다가 골프에 입문한다. 그 해 생전 처음 9홀을 돌았을 때 스코어는 51타(15오버파)였다. 머리올린 날 ‘보기 플레이’ 정도를 했다는 뜻이다. 니클로스는 13세에 소아마비 진단을 받았지만 골프를 계속했다. 20세 때인 1960년 7월23일 조강지처 바바라와 결혼했는데, 그날 아침에도 홈코스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시오토CC에서 친구 세 명과 함께 18홀을 다 돈 뒤 식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양심은 있었던지, 18번홀 티샷은 악성 토핑이 되며 바로 앞 워터해저드에 빠졌다고.
▲전인미답의 기록들
그는 1961년 프로로 데뷔한 뒤 1986년 마지막 우승 때까지 미국PGA투어에서 통산 73승을 거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투어 첫 승(1962년 US오픈)과 마지막 우승(1986년 마스터스)이 모두 메이저대회다. 니클로스는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등 세 차례의 다른 ‘10년간’에 US오픈을 제패한 유일한 선수다. 그는 타이거 우즈에 4승 앞선 메이저 최다승 보유자이며, 시니어 메이저타이틀도 ‘8개’로 역시 최다다. 또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일)을 세 차례 달성한 선수는 니클로스와 우즈 뿐이다.
▲인간적인 기록들
그라고 하여 빛나는 기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5년여동안 미PGA투어에서 활동했으나 매년 최소평균타수 기록자에게 주는 ‘바든 트로피’는 한 차례도 못받았다. 그는 1987년 라이더컵 미국팀 단장을 맡았으나 유럽팀에 지고 말았다. 당시 대회장소는 오하이오주의 뮤어필드빌리지GC로 지금도 그가 주최하는 메모리얼토너먼트가 열리는 곳. 미국팀이 홈에서 개최된 라이더컵에서 진 것은 당시엔 처음이었다. 그는 또 메이저 18승가운데 단 한차례도 ‘4라운드내내 60타대 스코어’로써 우승해보지 못했다. 그는 그린에서 분석적으로 퍼트라인을 관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러 각도에서 체크하다 보니 시간이 꽤 소요된다. ‘슬로 플레이’가 니클로스한테서 비롯됐다는 얘기도 있다.
▲처음 받은 상금은 33달러,‘골프 마이 웨이’는 스테디 셀러
그는 1962년 로스앤젤레스오픈에서 프로데뷔전을 치렀다. 그 때 받은 상금은 33.33달러(약 3만5600원). 이는 그가 받은 단일대회 최고상금(1996년 더 트러디션 등 세 차례)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의 약 4500분의 1이다. 그는 공식대회에서 총 20회의 홀인원을 기록했다. 또 15권의 책을 냈는데 최경주 등 많은 사람들에게 레슨교과서가 됐던 ‘골프 마이 웨이’는 200만부 이상 팔렸다. 그는 1978년 호주오픈 출전도중 짬을 내 낚시를 했는데 6시간25분의 사투끝에 611㎏짜리 흑새치를 낚기도 했다. 니클로스는 라운드 때 1페니짜리 동전 세 개를 주머니에 꼭 넣고 나간다. 하나는 볼마커용, 다른 하나는 그것을 잃어버렸을 경우의 백업용, 마지막은 동반자가 빌려달라고 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퍼트할 때에도 장갑을 벗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