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16일 대통령 인수위 업무보고를 통해 진흥과 규제 업무 분리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가 방통위의 방송과 통신 진흥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기존 방통위에는 규제 기능만 남게 된다.
우선 기존 방통위는 합의제 기관으로 남으면서 방송의 공공성이나 심의 등을 중심으로 한 기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합의제 기관에서 진흥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컸기 때문이다.
산업 진흥 업무를 맡고 있는 방통위의 방송통신융합정책실, 방송정책국, 통신정책국, 네트워크정책국 등 대부분의 기능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될 가능성이 크다.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과징금 등을 부과하는 이용자보호국은 대표적인 규제 담당으로 기존 방통위에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진흥과 규제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16일 방통위 관계자는 “진흥 업무와 규제 업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난감함을 털어놨다.
방송과 통신 산업 자체가 정부 규제의 성격이 강한 산업이다.
진흥 담당 부서에서도 통신요금 인가나 신고, 지상파나 케이블, 위성TV 등에 대한 규제를 함께 담당하고 있어 명확한 분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어서 구체적인 이관 작업이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지 주목된다.
각 부처로 흩어져 있는 정보통신 관련 기능을 전담 조직에 모아 융합 산업에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에 따라 행정안전부의 전자정부와 공공 개인정보보호 기능, 문화체육관광부의 디지털콘텐츠 정책, 지식경제부의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 기능의 ICT 전담조직으로의 통합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우체국을 기반으로 한 전국단위 조직인 우정사업본부가 어느 부처로 편입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 정책과 ICT 정책을 함께 맡게 돼 기능이 비대해지고 과학계에서조차 ICT 기능 통합으로 장기적인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후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여야간 조정이 이뤄질 지도 주목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 단기적인 정보통신 위주의 정책이 주로 집행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과기정책과 발빠른 대처가 중요한 ICT 정책의 성격이 틀리고 양 부문 간의 생태계가 틀려 분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생태계는 세금 위주로 운영되지만 정보통신 분야는 주로 소비자의 요금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져 성격이 다르다는 각계의 목소리도 높다.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되고 새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