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비 중소기업 수, 美의 7배·日의 3배… “성장병목이 문제”

2013-01-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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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우리나라의 GDP 1억 달러당 중소기업 수가 미국의 7배, 일본보다는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성장경로에 ‘병목현상’이 자리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 수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발표한 ‘중소기업 성장촉진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의 사업체수 기준 중소기업수는 미국(641만개, 2008년 기준), 일본(579만개, 2009년 기준), 한국(312만개, 2010년 기준) 순이었지만, GDP 1억 달러당 중소기업수는 한국이 307개로 미국(45개)보다 6.8배, 일본(115개)보다는 2.7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세 소상공인 비중도 다른 국가에 비해 높았다. 국내의 종업원수 10인 미만 소상공인 비중이 전체 사업체 수 대비 92.1%에 달해 일본의 79.3%, 미국의 61.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경제규모에 비해 국내 중소기업수와 영세상공인 비율이 높은 것은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으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창업 이후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창업한 후 5년 생존률이 3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또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경로도 막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1년 동안 119개에 그쳤으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80개로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지난 1966년 중소기업기본법이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중소기업 범위기준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수차례 개정되면서 다수의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포함됐고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정책대상이 넓어졌다”면서 “차기 정부에서는 업종과 규모가 다양한 중소기업의 정책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 지원제도 효율화 △중소기업 졸업부담 완화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벤처창업 활성화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우선 “중소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정책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창업 후 8년 정도 지나면 성장경로상 정체기에 들어서지만 정부의 정책지원은 오히려 이 시기에 적어져 해당 중소기업이 새로운 수익원의 발굴과 핵심기술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맞춤형 성장지원과 더불어 “각 부처별 지원사업 및 지원기업의 이력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유사·중복 지원을 최소화하는 등 복잡다기한 중소기업 지원제도도 동시에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고서는 “중소기업을 졸업할 경우 조세, R&D 등 각종 지원제도가 한꺼번에 사라진다”며 “중견기업 진입 후에도 지원을 일정 기간 유지하고 새롭게 적용받는 규제는 일정기간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경쟁이 심한 업종에서 소상공인의 업종전환을 유도하고 조직화와 협업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벤처창업 활성화를 주장하며 “성장성이 높고 고용창출력이 좋은 벤처기업이 활발하게 창업될 수 있도록 현행 보증·융자 중심의 벤처지원제도를 투자 중심으로 개편하고 엔젤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정부지원 연구기관의 성과물을 중소기업에게 우선 이전하는 미국의 베이돌법의 국내 도입과 중소기업 국제화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중소기업은 고용과 생산 등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에서 중소기업의 육성을 기치로 내건 만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겪는 애로를 해소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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