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소규모 사업장 취약계층 근로실태 현장조사' 결과 편의점 시간제 근로자의 35.3%가 지난해 최저임금인 시급 4580원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4~12월 시내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의류매장 등 9개 업종을 대상으로 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장 1789곳을 다니며 서면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서면 조사는 소비자단체 회원과 경력단절여성 등 시가 위촉한 20명으로 구성된 '임금체불 민생침해 모니터링단'이 현장에 직접 방문해 서면 답변을 받는 형태로 이뤄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63.4%(1135건)만이 근로기준법상 의무사항인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도 36%(644건)에 달했다.
근로계약서는 법적 의무사항이며 고용계약기간·임금의 금액 및 지급시기·노동시간·해고사유 등 근로자의 노동조건이 담겨 있어 산업재해 등을 당했을 때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문서다.
업종별로 프랜차이즈 형태인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은 대부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나 시간제 근로자가 많은 편의점과 소규모 음식점은 절반가량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초과근무수당(위)·주휴수당 지급 여부 [자료제공=서울시] |
작년 최저임금인 시급 4천580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비율은 12.2%(218건)에 달했다. 이 중 임시·일용직(아르바이트)이 많은 편의점이 200건을 차지했다.
33.2%(594건)는 1일 8시간 이상 근무자에게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도록 규정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패스트푸드점은 67.47%가 초과근무수당을 받는 반면, 편의점과 의류판매점은 41% 이상이 이를 못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 15시간 초과근무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주휴수당(대체휴무)은 397건(22.2%)이 지켜지고 672건(37.6%)은 안 지켜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점은 51.4%가 주휴수당을 받으며 편의점과 주유소는 각각 43.8%와 48.3%가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차액발생시 정산책임을 지는 지를 묻자 '책임진다'는 245건(13.7%), '책임없다'는 604건(33.8%)이었다. 주로 판매·계산을 함께 담당하는 편의점의 경우 33.6%가 '정산 책임을 진다'고 답했으며 40.1%는 '상황에 따라 진다'고 응답했다.
근무시간 중 식사시간 등 자유롭게 이용가능한 휴식시간 관련 질문에는 60.3%(1078건)가 '이용할 수 있다', 35.8%(641건)는 '이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4대보험 가입 여부 [자료제공=서울시] |
한편 산재·고용·건강·국민연금 등 4대보험 가입 유무는 4개 모두 가입한 곳이 500곳(27.9%), 3개만 가입한 곳이 29곳(1.6%), 2개만 가입한 곳이 85곳(4.8%), 1개만 가입한 곳이 52곳(2.9%)으로 나타났다.
4대보험 중 1개의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62.8%(10123곳)에 달했다. 특히 편의점, 일반음식점, 제과점의 4대보험 미가입률은 73%를 웃돌았다. 종류별 보험 가입 사업장은 산재 627곳(35%), 고용 595곳(33.3%), 건강 567곳(31.7%), 국민 520곳(29.1%)이었다.
시는 고용노동부에 근로기준법 위반 업소의 근로감독을 의뢰하고 개선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명주 서울시 노동정책과장은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아르바이트, 시간제 근로 등 다양한 노동형태가 모두 존중받는 상생·협력의 근로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무엇보다 노사가 사회적 책임을 토대로 자율 개선하는 근로환경 조성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