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역도 선수의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은퇴"…무대서 내려와 인생 2막 연다

2013-01-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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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역도 선수의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은퇴"…무대서 내려와 인생 2막 연다

(사진=YTN 기자회견 중계 캡처)
아주경제 박초롱 기자=세계를 들어 올린 역도 선수 장미란(30·고양시청)은 처음부터 눈물을 보였다.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말솜씨도 눈물과 긴장 앞에서는 소용없었는지 준비한 내용을 읽는 것조차 종종 힘든 모습을 보였다.

10일 오후 2시, 장미란은 고양시청에서 현역 선수 은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장을 입고 자리에 앉은 장미란은 “막상 앉게 되니 눈물이 난다”라고 운을 뗀 뒤 발표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말을 이어갔다.

장미란은 “선수라면 누구나 은퇴 시점이 있고 결정을 내릴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심사숙고했다.”며 자신의 은퇴를 알렸다.

그는 런던올림픽을 치르고 전국체전을 마치면서 3개월간 은퇴에 대해 고민했다고 전했다.

결정을 확고히 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는 장미란은 “고민하는 동안에는 선수 생활연장도 생각했다. 그만큼 서운함과 아쉬움, 미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하는 동안 감정이 북받쳤는지 몇 번이나 말이 끊어졌다.

장미란이 은퇴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체력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2010년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최근 몇 년간 부상과 후유증으로 힘겨워했다.

장미란 역시 기자회견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 마음만 최선을 다하면 되는지. 내 몸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질문했더니 사실은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말과 함께 터져 나오는 눈물에는 장미란의 지친 마음이 묻어났다.

하지만 장미란은 후회나 아쉬움이 아니라 설렘을 안고 인생 제2막을 연다.

일단 현재 용인대학교에서 밟고 있는 박사과정 공부에 매진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장미란재단’을 통해서는 재능 기부 등을 통해 체육활동과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꿈나무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미란은 “지금은 무대에서 내려와 이 꿈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당차게 못 박았다.

겸손의 대명사 장미란답게 기자회견 말미는 감사 인사로 채워졌다.

장미란은 자신의 최고 성적조차 동료 선수와 지도자, 국민의 응원 덕으로 돌렸다.

그리고 “아무 꿈도 없었던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역도란 운동을 통해 국민의 사랑을 넘치게 받는 체육인이 됐다.”며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은퇴가 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분들 감사하다”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15년 동안 역도 선수로 활약한 장미란은 세계를 제패하며 한국을 빛낸 역도계 간판 스타다.

장미란은 2005~2007년, 20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했으며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에는 평택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올라 역도계의 모든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여자역도의 체급이 현재처럼 굳어진 1998년 이후 그랜드슬램 왕좌에 오른 여자 선수는 장미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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