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부처 업무보고, 차기 정부 국정과제 바로미터

2013-01-0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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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주진 기자=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업무보고 일정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주요 국정과제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부처 보고 순서는 새 정부에서의 부처 위상과도 직결된다.

인수위는 11일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과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일주일간 분과별로 업무보고를 받는다. 무엇보다도 이번 인수위에서 첫 날 보고 대상으로 중기청을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차기 정부 경제정책의 키워드가 중소기업과 복지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중소기업 지원과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박 당선인은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했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손톱에 박힌 가시'라고 표현하면서 불공정ㆍ불합리ㆍ불균형 등 중소기업의 '3불(不)'에 해당하는 악습을 철폐하겠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박 당선인은 9일 대한상의를 방문해서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나아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희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어려움 겪고 있는 기업의 대출문제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인수위도 경제 1·2분과에서 모두 중소기업 문제를 다를 정도로 '중소기업 살리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중기청은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중기청의 숙원사업인 '중소기업부 승격안'을 비롯해 중소기업 세제지원 강화나 IT분야 집중 육성책 등 일자리 창출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 들을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 당선인과 인수위는 중소기업부 신설에는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처에 걸쳐 중소기업 정책이 산재해 있는 만큼 이를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관련이 있는 모든 국방부 직할부대 및 기관의 컨트롤타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관리ㆍ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보고 역시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정위는 인수위에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근절 △골목상권 침해 억제 △대기업 총수의 부당한 사익추구 근절방안 등 경제민주화를 위한 공정거래 정책 방향을 중점 현안으로 보고할 계획이다.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인 신규 순환출자 금지방안과 집단소송제, 징벌적손해배상제, 사인의금지청구제도 등에 대한 입장도 업무보고에 포함할 예정이다. 특히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중기청에도 고발권이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업무보고에서 영유아 무상보육과 4대 중증질환 100% 건강보험 보장 등 박 당선인의 핵심 복지공약 실행방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특히 국세청이 경제1분과 중 첫 주자로 나서는 것은 복지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과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인수위는 직접적인 증세보다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원 확대로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원 투명화를 위해 국세청이 FIU(금융정보분석원)의 금융거래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대표발의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국세청은 기존 비과세·감면제도의 일몰을 예정대로 종료하고, 명목세율보다도 최저한세율 등 실질세율을 높이는 간접증세 방식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업무보고에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제외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은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가계부채 대책과 하우스푸어 구제책의 실무를 담당하는 기관이어서 궁금증이 더한다. 이와 관련,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보고받을 필요가 없어 완전 배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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