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행보' 김석동 VS 권혁세, 朴의 선택은?

2013-01-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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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 앞두고 김석동, 권혁세 '朴 금융정책에 상반된 입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금융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파트너지만 늘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던 금융당국의 두 수장이 연초부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금융 관련 공약에 상반된 입장을 내비쳐 주목받고 있다. 가계부채 해법에 대한 두 수장의 견해와 비판이 새정부의 금융정책 수립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당선인의 금융관련 공약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반면, 권 원장은 박 당선인의 공약에 맞춰 금융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하우스푸어 해결 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금융권은 정권 교체를 앞두고 소신을 굽히지 않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새정부 출범이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주요 기관장들과 경영인들은 사소한 발언과 행동 하나에도 극도로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정권 눈치보기'는 아니더라도 괜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한 은행의 홍보담당 임원은 "행장께서 대선 전후로 외부 활동에 상당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대선 전부터 밝혀왔던 가계부채 해법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현 시점에서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재정투입과 관련한 부분. 그는 "하우스푸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아직 재정을 투입할 시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해결하는 데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해 왔다. 이는 정부가 나서서 가계부채 및 하우스푸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 김 위원장이 사실상 다른 견해를 내비친 셈이다.

이뿐 아니라 김 위원장은 금융체제 개편에 대해서도 이견을 확실히 했다. 아직 가시화된 것은 없지만, 박 당선인 측이 대선 전부터 구상했던 금융체제 개편 방향은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과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 부분을 합쳐 금융부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금융위의 권한이 격상되는 방안이지만, 김 위원장은 여전히 금융감독 체제를 뜯어 고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반면 권 원장은 박 당선인의 금융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권 원장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신년사'를 통해 내년(2013년)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 방안으로 박 당선인이 제안한 국민행복기금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박 당선인의 공약인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와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가 원활하게 도입,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체된 학자금대출은 취업 후 갚을 수 있도록 일정기간 추심을 막고 장기 분할상환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박 당선인의 금융 관련 공약과 맥을 같이 하는 내용들이다. 이에 대해 자칫 '줄서기'로 오해 받을 소지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두 수장이 연초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박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금융정책에 이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할지가 관심거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효과와 부작용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지만, 대선 전 내세웠던 공약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며 "다만 반대 의견과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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