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정권인수 작업에 착수한다. 인수위 활동 두 달이 향후 5년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수위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오는 2월24일까지 활동하면서 정부 부처와 청와대의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인수 인계받아 차기 정권이 공백 없이 국정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차기 정부의 틀을 짜고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그리는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수위는 박 당선인의 다양한 국정 비전과 공약을 현 정부의 정책과 비교하면서 고칠 것은 고치고 이어받을 것은 유지한다. 새해 예산 및 재정 건전성 등을 가늠하면서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공약을 폐기하는 작업도 인수위에서 이뤄진다.
박 당선인이 국정을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을 다시 짜는 것도 인수위의 주요 업무다.
박 당선인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정보통신 생태계 전담조직 신설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현재 15부2처18청의 정부 조직은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수위는 현 정부와 협력적 우호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만은 않았다.
1987년 대선에서 승리한 노태우 당선인은 ‘대통령취임준비위’를 가동하며 단순히 취임식 준비를 하는데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992년부터 인수위의 권한은 확대되기 시작했다.
인수위법이 제정된 것도 이 시기였으며 인수위는 점령군이라는 공식도 생겨났다.
기존 정부와 강한 정책 차별화를 시도하며 갈등이 생기는 바람에 인수인계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인수위 권한이 막강해지다 보니 ‘정권 실세’가 등장하면서 실세끼리의 권력 다툼, ‘줄 서기’관행의 시발점이 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인수위 때는 캠프 또는 당 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시민단체와 대학교수 위주로 인수위가 꾸려지면서 ‘코드인사’ 비판을 받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캠프 인사 위주로 인수위를 꾸리면서 논공행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이런 과거 관행을 탈피하기 위해 작은 규모의 ‘실무형’, 시끄럽지 않은 ‘조용한’ 인수위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점령군’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 인수위 실무진 인선에 있어 ‘전문성’을 제1원칙으로 삼아 조용히 인수인계 업무에만 충실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