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가 ‘국면전환 효과’를 얻었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안 후보 캠프엔 비상등이 켜진 상태였다. 안 후보가 5일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지도가 오히려 정체하거나 떨어졌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문 후보에게 역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다자대결 구도에서도 안 후보는 문 후보에 역전을 허용했다.
안 후보 측에서 유리하다고 봤던 여론조사에서까지 문 후보에 밀리면서 협상 중단이라는 승부를 꺼내들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단일화 파기의 위기감을 조성해 지지층과 캠프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또 양보론에 대해 안 후보 측이 강력반발한 것도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쥐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후보는 거대 기득권 정당에 대항해 자신이 피해를 받고 있는 ‘피해자’ 느낌을 주게 됐고, 반대로 문 후보는 ‘가해자’가 됐다”며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에 끌려 단일화 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정치권의 혁신을 요구하는 안 후보가 구태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 합의 자체를 깰 생각이 없어 보인다. 룰 협상만 중단됐지 양측은 정책분야 협상은 계속하고 있어서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 측이 승부에 집착해 과민 반응을 하면서 기성 정치인의 모습을 답습하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문 후보가 이번 사태에 대한 거듭된 사과 등을 통해 ‘통근 정치인’ ‘야권 맏형’ 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 후보는 정권교체의 열망을 저버린 주범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윤희웅 한국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협상 재개 전 문 후보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고 안 후보측이 요구한 조치를 수용한다면 오히려 문 후보의 담대하고 통 큰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는 감동있는 단일화, 시너지 있는 단일화, 이탈을 최소화하는 단일화를 해야하는 데 잡음이 생기면서 결국 두 후보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