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공인들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지만 홈플러스 측은 올해 초 공사를 시작한 점포로 신규출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23일 서울 관악구청에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청서를 제출한 날짜가 대형마트들이 자발적으로 신규 출점을 자제하겠다고 합의한 바로 다음날이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지식경제부·중소상공인과 함께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날 대·중소 유통업계 상생협력 간담회에는 홍석우 지경부 장관을 비롯해 한국체인스토어협회장인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등 유통업계 주요 단체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간담회를 통해 "중소 유통업계와 지자체와의 상생 방안이 나오기 전에는 확장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중소상공인들은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앞장서서 상인들을 기만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전국상인단체엽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은 항의 집회를 신고한 상태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약속을 바로 저버린 상황에서 상인들이 대형마트를 신뢰할 수 없다"며 "협의회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온 힘을 다해 점포 오픈을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중 열릴 예정이었던 협의체 첫 번째 회의가 파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8년 부지를 마련했고, 올해 1월 공사에 들어가 작업이 30%가량 진척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홈플러스가 신축 중인 점포는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해있다. 내년 9월 오픈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초 1주일 전에 신청하려고 구청을 찾았지만 구청 측에서 개점까지 시간 여유가 있으니 다음에 오라고 했다"며 "이에 우연히 합의한 다음날인 23일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지 절대 의도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미 1월에 공사에 들어간 상태로 출점 자제 합의 이후 새롭게 점포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출점 및 휴업 규제로 살얼음판 걷는 상황에서 업계 전반에 찬물 끼얹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한편, 관악구청 측은 "인근에 전통시장인 인헌시장이 있지만 1㎞이상 떨어져 있어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면서도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면밀한 검토를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