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경제 돌파구는 없나-1 일자리> 상용직 '줄고' 생계형 자영업자 '급증'

2012-11-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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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낮은 상용직 늘어 고용의 질 악화…고령화 취업자도 급증

아주경제 유지승 기자=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쉴 틈이 없습니다." 5개월 전 경기도 분당에다 작은 커피숍을 차렸다는 한모씨(57·여)의 푸념이다. 남편이 퇴직한 이후 부부가 함께 가게를 차렸다는 그는 슬하에 27, 29세의 두 아들이 있지만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상황. 간간이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각자 용돈은 해결하고 있지만, 이들 부부는 생활비를 벌고 두 아들 결혼까지 시켜야 된다는 생각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창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전체 취업자 수는 증가했지만 이들 부부처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자녀들을 대신해 가게를 꾸리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창 일해야 할 20대보다 50대 이상이 취업시장을 주도하는 '이상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비교적 안정적인 상용직 근로자 수는 최근 오름세임에도 불구, 지난 2010년보다 임금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만5000명 늘며 10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일자리가 부족한 이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종사장 지위별 취업자의 증감을 보면 상용직의 경우 2010년 69만7000명에서 2011년 57만5000명으로 급감하더니 올해 1~9월 42만6000명 선까지 급감했으며, 반면 자영업자는 2010년 19만4000명의 감소에서 2011년 1만1000명으로 줄어들더니 올 1~9월에만 14만9000명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자영업자 수는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 7월에는 19만6000명 늘어나 10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또 연도별·연령대별 고용지표를 살펴보더라도 올해 9월까지 20~29세는 인구가 줄고 있지만 취업자 수도 줄고 있는 상황으로, 고용률이 58.5%에 머물고 있어 절반이 백수인 셈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50~59세의 고용률은 72.1%, 60세 이상의 고용률은 37.4%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고령인구의 고용률은 늘어나고 있다. 즉 생산가능인구인 젊은층의 고용률이 극히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50대와 60세 이상의 고령자 취업자 수가 무려 61만9000명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반면 20대 취업자는 인구 감소 영향 등으로 5만6000명이 줄며 5개월째 감소했다. 인구증감 효과를 제거하더라도 20대는 5만8000명 감소해 청년 취업난을 반영했다.

통계 수치상으로 한국의 올 9월 기준 전체 실업률(15~64세)은 2.9%, 청년실업률 6.7%로 스페인의 각각 24.6%, 50.6%, 프랑스 10.7%, 24.4%, 미국 7.6%, 15.2%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러나 이러한 양호한 통계와는 달리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고용의 질' 문제는 향후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서비스산업으로의 취업 확대 등 고용의 질적인 측면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고용의 양은 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낮은 수준으로, 고용시장의 불균형과 양극화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며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단기적인 방법으로는 서비스산업의 취업시장을 넓히고, 중장기적으로는 젊은이들에게 벤처사업의 기회를 줘 취업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실장은 최근 고령층의 취업률 상승에 대해서는 "고령층의 경험 능력치는 높은 반면, 임금수준이 낮기 때문에 고용률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혁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고용이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의 비정규직이 늘어 질적인 측면에서는 좋지 않았다"며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악화의 악순환이 우려됨에 따라 실효성 있는 일자리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부터 실시한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신청자의 증가도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김태오 근로복지공단 차장은 "최근 가게 문을 열더라도 3년 이상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통계 결과처럼,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실패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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