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최근 카드업계에서는 ‘부가서비스 구조조정’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부가서비스 구조조정은 카드사들이 수익악화를 우려해 회원에게 제공하던 할인 등의 혜택을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카드사들은 이미 상반기에 200여건의 서비스를 줄였지만,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는 연말에는 부가서비스의 축소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월 최대 5000원까지 할인됐던 통신업종은 11월 1일부터 최대 3000원 할인으로 축소되고, 최대 1만원까지 할인됐던 음식, 커피, 편의점, 약국 업종은 최대 5000원 할인으로 줄어든다.
KB굿데이카드는 다양한 업종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카드사 수익 악화로 서비스를 잇따라 축소했다.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전월 실적 조건을 교묘하게 강화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월드, 통도환타지아, 경주월드, 대전오월드 등에서 제공되는 자유이용권 50% 할인 혜택과 롯데시네마 1500원 할인, 피자헛 10% 할인 혜택의 이용실적 기준을 전월 20만원 이상으로 변경했다.
신한카드도 지난 3월 1일부터 놀이공원, 요식, 영화 할인서비스에 대한 전월 이용조건을 20만원 이상 결제에서 30만원 이상 결제로 상향 조정했다.
이용 실적 기준이 새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현대카드의 ‘더퍼플’, ‘더레드’의 경우 기존에는 할인을 위한 이용 실적 기준이 없었으나 내년 1월부터 각각 초년도 50만원, 20만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문제는 상향되는 전월 이용 실적에 무이자 할부나 할인받은 금액은 대부분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달에 교육비 특화 할인카드로 교육업종의 할인을 받았다면, 해당 결제액은 이용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용 실적 조건을 채워야 하는 고객들의 부담이 배로 커진 셈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위원은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 부가서비스와 관련, “카드사들의 과도한 외형확대 경쟁으로 인한 손실이 서민들에게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부가서비스 축소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연말부터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까지 적용되면 카드사들이 마진을 고려해 혜택을 더욱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