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컨설팅 전문기관 존스 랑 라살 집계를 인용해 임대주택이 많은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의 대도시 주택 소유율이 낮아지며 한때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베를린의 평균 집값이 지난 5년간 23%나 상승하는 등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를린의 주택가격(중간치) 상승률은 계속 빨라져 지난 6월 기준 1년동안 약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이후 상승률은 37.5%였다.
이에 관해 FT는 투자자들이 은행의 저금리 덕에 모기지 부담이 줄었고 여유 현금을 소유한 사람들이 경기불안을 우려해 주식이나 채권보다 부동산투자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 헤징 효과도 기대되는 것도 가격상승의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외부 유입이 늘어난 것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독일의 한 부동산 중개회사 관계자는 “은행에 돈을 두는 것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며 “독일이 유럽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하는 점이 원인” 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스페인 및 북유럽의 현금이 독일 부동산으로 몰려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독일 부동산 거품이 위험수준은 아니지만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앞서 베를린·함부르크·뮌헨 등 독일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데 대해 ‘경제 펀더멘털로는 일부만 설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도 독일 부동산 붐의 원인이 ‘모호한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고용시장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부동산 거품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