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式 경제민주화 발표…재벌개혁 '종합선물세트'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재벌개혁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하겠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재벌의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재도입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경제민주화 방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재벌개혁 '종합선물세트'로, 재벌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관련 타운홀 미팅에 참석, '공정경제'를 통한 재벌개혁 정책들을 발표했다. 공정경제는 시장경제의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국민경제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경제구조다.

먼저 문 후보는 '공정경제'의 세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 ▲국민경제 구성원 모두 함께 지속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 마련 ▲성장 과실 공정 분배가 그것이다.

관련기사

• 안양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사무실 문 열어
• '야권 단일화' 하나, 안하나? 安-文 입장차 뚜렷

그는 “과거 재벌 중심 성장론을 뒷받침했던 낙수효과는 더 이상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고용없는 성장,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몰락, 노동시장 양극화, 중산층 붕괴 등 국민경제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강자독식의 경제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의 평등과 더불어 공정한 분배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한편, 대기업에 편중된 조세감면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혁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문 후보는 재벌 개혁 방안으로, 먼저 재벌의 소유지배구조를 개혁해 경제력 집중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벌의 신규 순환출자는 즉시 금지하는 한편 기존의 순환출자는 3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미이행시 순환출자분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또 10대 대기업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재도입한다. 순자산의 30%까지만 출자할 수 있도록 제한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까지 침해하는 행위를 막을 계획이다.

금산분리 원칙도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한도를 9%에서 4%로 원상복구하는 한편 비은행지주회사의 비금융(손)자회사 소유를 금지한다.

재벌 총수일가의 부당한 사익추구 행위도 막는다. 이를 위해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제재와 과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회사와 소수주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재벌의 반칙에도 책임을 묻는다.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 위반행위 전체에 대해 손해액의 3배를 배상토록 하는 3배 배상제를 도입하고, 집단소송제의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기업범죄에 대한 사면과 집행유예를 제한할 계획이다.

문 후보는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공정한 시장경제질서의 법과 제도를 확립하고, 엄정하게 집행함으로써 재벌개혁을 성공시킨 대통령이 되겠다”며 “시장에 넘어간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문 후보는 박 후보의 줄푸세 공약에도 비난의 날을 세웠다. 그는 앞서 열린 경제민주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박 후보가 줄푸세 정책을 고수하면서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의원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금산분리 강화, 재벌총수 집행유예 금지 등 여러 법안들을 내놓고 있다. 박 후보도 줄푸세를 포기하고 동참하는 여부를 밝혀야 한다. 동의한다면 우리와 공통되는 법안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합의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