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AFP 통신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아마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중국의 모옌 둘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994년 동아시아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본 오에 겐자부로도 “나를 이어 아시아권에서 또 한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아마 모옌일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 스웨덴 도박사이트 유니벳에는 모옌이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치고 올해의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올라와 있다.
정말로 모옌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면 중국은 지난 2000년 프랑스 망명 중국 극작가인 가오싱젠(高行健)에 이어 또 한번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엄연히 말하면 가오싱젠은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모옌이 진정한 노벨 문학상을 받는 첫 중국인이 되는 셈이다.
‘모옌’은 글자 그대로 ‘말이 없다’는 필명이다. 실제로도 그는 과묵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톨스토이, 카프카 등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않은 작가들도 많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는 문학 작품 속에서만큼은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한다. 그 어떤 소재로도 청산유수처럼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것.
모옌은 산둥(山東)성 시골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문화 대혁명 당시 학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했다. 20살 되던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1981년 군인 신분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모옌의 소설엔 고향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혹독한 가뭄, 극심한 홍수, 가난에 자식을 파는 부모, 술독에 빠진 관리 등등. 그는 자신의 고향 풍속과 풍습, 전설 등에서 소재를 찾아 여기에 천부적인 상상력을 가미해 생명력 있는 소설로 재생산한다.
그래서 그는 중국 심근(尋根 뿌리찾기)문학의 대표 주자로 불린다. 심근문학이란 향토색 짙은 고향 이야기, 전래의 옛이야기 등을 적극 재현하는 중국 현대소설 장르의 하나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붉은 수수밭(紅高粱家族·1987),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天堂蒜苔之歌·1988), 술의 나라(酒國·1993), 풍유비둔(豊乳肥臀·1995) 등이 꼽힌다.
최근엔 중국 산아제한 정책 아래서 강제 낙태수술을 행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개구리(蛙·2009)가 중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이 소설로 모옌은 2011년 마오둔(茅盾) 문학상을 수상했다. 마오둔 문학상은 루쉰(魯迅) 문학상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중국 대표 문학상이다.
현재 그의 작품은 20여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 출판되고 있다. 국내에도 그의 작품 10여개가 번역돼 출판돼 있을 정도로 광범위한 독자층이 형성돼 있다.
노벨문학상은 목요일 발표되는 관례에 따라 오는 11일이나 18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에서도 모옌이 외신에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오르내리자 중국인 최초의 수상자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과연 모옌이 중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될 수 있을지에 중국 대륙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