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흥신소에 건설공사 설계심의 평가위원 등 사생활을 조사해 달라고 의뢰한 건설사 직원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P건설에서 입찰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이모씨(47) 등 3명은 2010년 1월 흥신소에 800만원을 주고 P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건설공사의 설계심의 평가위원 등 행적을 감시해 달라고 의뢰한 혐의(신용정보법 위반 교사)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신용정보회사가 아니면서 특정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한 흥신소 대표 김모씨와 사생활 조사를 의뢰한 이씨 등 3명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신용정보법은 ‘신용정보회사 등이 아니면서 특정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것을 업으로 한 자’를 처벌하고 하고 있을 뿐, 따로 사생활 조사를 의뢰한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이씨 등 행위가 형법상 교사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공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이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생활 조사 등을 업으로 하는 행위에 의뢰하는 행위가 반드시 필요하다거나 의뢰인의 관여행위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씨 등이 김씨로 하여금 신용정보법 위반죄의 실행을 결의하게 했는지 여부를 가렸어야 한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