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0일 열린 제5차 경제활성화대책회의에서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건설사들의 미분양 마케팅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부동산세제 혜택 골자는 △1주택자 9억원 이하 주택 구입시 취득세 50% 감면 △미분양 주택 구입 후 5년 내 양도시 양도소득세 면제 등이다. 주택 취득기간은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9월 말이나 10월 초부터 연말까지다.
건설사들은 세제혜택 기간이 길어야 3개월 남짓인 만큼 최대한 이 기간 안에 미분양 물량을 소진시키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세제혜택 많은 미분양 단지 어디?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걸쳐 미분양 주택은 7월 말 기준 6만7060가구다. 서울·수도권은 2만9392가구로 5~6월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증가, 6월(2만6929가구)보다 9.1%(2463가구) 늘었다.
이 가운데 올 연말까지 입주가 가능한 미분양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 포함)는 부동산114 조사 결과 전국 46개 단지 4만2539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 가운데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있는 곳이 주 관심 대상으로, 양도세뿐 아니라 취득세 50% 감면 혜택까지 얻을 수 있다.
양도세 면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알짜 미분양 아파트도 32개 단지 약 3만3277가구에 이른다. 이 중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로 취득세 감면과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16곳 2만4799가구다.
알짜 물량으로는 연내 입주 가능한 서울 상도엠코타운(1559가구), 흑석뉴타운 센트레빌Ⅱ(963가구), 흑석 한강푸르지오(863가구) 등이 일부 잔여물량이 남아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금호건설이 분양한 부천 '리첸시아 중동'은 최고 30%까지 가격 할인 혜택을 주고 있는 데다, 취득세·양도세 면제 혜택까지 모두 받을 수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9억원 이하 1주택자여야만 취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건설사 미분양 판촉 경쟁 스타트
건설사들의 미분양 마케팅 방식이 대책 발표와 동시에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마케팅 방식을 추가대책에 맞춰 바꾸는가 하면, 사업장별로 연말까지 대대적인 판촉행사에 들어가라는 주문을 하는 회사도 있다.
A대형사 분양마케팅 담당자는 "계약 성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상황에서 갑자기 대책이 발표되자 '일단 좀 더 지켜본 뒤 계약하겠다'며 미루는 수요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담당자는 "먼저 계약하고 10월에 등기를 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달 계약하면 선물을 증정하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B아파트 사업장은 대대적인 미분양 할인 조건 변경 및 추가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이 사업장 분양담당 임원은 "우리 사업장은 준공 후 미분양 대상이어서 양도세뿐 아니라 취득세까지 적용이 된다"며 "취득세를 대납해주는 등의 추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미분양 단지들도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사실상 현재 대다수의 미분양 주택은 중대형으로 20~30% 할인혜택을 제공해도 팔리지 않고 있다.
경기도 부천지역에 미분양 사업장을 갖고 있는 C건설사 홍보담당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10억원 초반대인 아파트 분양가를 최대한 9억원 이하가 될 수 있도록 할인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취득세·양도세 감면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어 계약률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세제혜택 조치를 걱정하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김포에 있는 D사업장 분양 담당자는 "미분양 주택의 양도세 면제보다는 취득세 감면에 더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많아 준공 전 미분양보다 준공이 끝난 아파트로 관심을 돌리는 수요자들도 많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이를 한시적으로 할 경우 내년엔 거래가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는 만큼 현재 미분양인 아파트(분양권)로까지 취득세 감면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