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 등 4개 제품을 판매금지 가처분 목록에 추가한 것.
애플은 앞서 미국 내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에 완승을 거뒀지만 지난달 31일 일본에서 일격을 당한 이후 안방인 미국에서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삼성전자를 압박하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애플로서는 한국과 미국이 아닌 제3국의 특허소송에서 패배함에 따라 새로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애플이 갤럭시S3까지 걸고 넘어지며 전방위 공세로 나섬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도 높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월 애플 측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넥서스'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기한 소장을 변경해 그 대상을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까지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로써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삼성전자의 제품만 21종에 이른다.
특히 갤럭시S3의 경우 지난 5월 말 글로벌 시장에서 공개한 뒤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주력 기종이다.
최종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만일 판매금지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애플의 공세를 두고 업계에서는 애플이 '고립'되고 있는 상황을 파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미국에서 일방적인 승리를 가져갔지만 미국을 제외한 곳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로 유럽연합 등 미국이 아닌 곳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의 손을 동시에 들어주거나 애플의 특허 침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흐름이다.
앞서 지난 7월 영국 법원은 애플에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애플 아이패드를 베끼지 않았다는 내용의 광고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또한 주요 외신들도 애플의 일방적인 승리를 인정한 미국 배심원단의 평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배심원들의 판단이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울프의 기고를 통해 애플의 승리를 꼬집으며 "미국의 특허제도는 보호장치가 아니라 소송을 위한 장치가 됐다"고 지적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전문가 예상과 달리 배심원 평결이 놀라울 정도로 빨리 끝났다"고 지적하면서 "9명의 배심원이 단 사흘 만에 700개가 넘는 문항이 담긴 평결문을 작성하는 벅찬 임무를 아주 수월하게 해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도 지난달 31일 IT업계의 혁신을 위해서는 삼성-애플간 특허소송에서 애플이 져야 한다는 전문가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