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쌍용건설은 지분매각 추진보도와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와 이랜드월드간 주식매매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20일 공시했다.
당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올초부터 이 회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캠코를 비롯해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490만6103주(지분율 50.07%)로 이 주식을 인수하고 유상 증자(제3자배정 방식의 신주 발행)를 실시하는 것이 매각 조건이었다. 지분은 900억원, 유상증자 1500억원 등 총 인수 규모는 24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이랜드·일진·부영·M+W·JKL·아지아 등 6개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예비입찰제안서 제출 시점에서 M+W그룹을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인수를 포기해 유찰됐다.
이어 4월 2차 입찰에서는 M+W와 시온 2개 업체가 최종입찰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시온이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최종입찰을 포기하면서 또 다시 매각이 무산됐다.
5월 3차 예비 입찰에서도 M+W, 소시어스가 입찰적격자로 선정됐다가 한곳도 참여하지 않아 수의계약 절차에 들어갔다.
수의계약에서는 처음 인수를 포기했던 이랜드가 단독으로 참여했고,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2주간 쌍용건설 확인실사·최종협상을 거쳐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매매 계약 조건을 조율하던 도중 이랜드와 공자위·캠코간 견해차가 드러나며 협상에 난항을 빚기 시작했다. 이랜드는 쌍용건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보증을 두고 가격을 깎아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공자위측은 ‘헐값 매각’ 등을 우려해 난색을 표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이로써 쌍용건설은 2007년부터 다섯 차례나 매각이 무산되는 운명을 맞았다. 당장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갚아야 할 부담을 떠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헐값에 쌍용건설을 넘기려 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와 회사 노조의 반발 등으로 매각 무산이 어느 정도 예상된 바”라며 “단 유상증자 등 방안이 사라진 지금 유동성 위기를 빨리 풀어야 하는 것이 과제로 남게 됐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