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KTB사모펀드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결정을 번복하고 MBK파트너스에 지분 30.9%를 최종 매각하기로 했다.
웅진은 KTB PE와 40% 대 60% 비율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KTB PE가 인수할 경우 전체 매각가액 1조2000억 원 중 7800억 원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웅진은 전체 매각가액을 다 받을 수 있게 됐다. 결국 자금조달이 시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웅진그룹은 지난 15일 MBK파트너스에 웅진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전량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분 매각가액은 1조2000억원으로, 매각 완료 후 웅진코웨이에 대한 경영권은 MBK파트너스가 갖는다.
다만 양측은 3년 이후 MBK가 웅진코웨이를 재매각할 경우 웅진그룹이 가장 먼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는 갖도록 하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명시했다.
매각은 이르면 오는 9월말 완료될 예정이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MBK파트너스와의 본 계약 체결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며 “보다 빠르게 사업구조의 안정화와 새로운 성장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윤석금 회장이 기존 결정을 뒤엎고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회사의 재무개선을 신속하게 이뤄내는 것이 최우선이란 판단에서다.
당초 웅진그룹과 KTB PE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웅진그룹은 경영권을 행사하고 웅진코웨이의 본질 가치와 매각 가치를 극대화 해 4년 후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더 높은 가치로 매각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통해 웅진그룹이 다시 사올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협의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걸리는 데다 실제로 웅진케미칼 지분 인수 등으로 웅진그룹에 최종 유입되는 금액은 7800억원에 불과해 재무리스크의 근원적 해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웅진홀딩스의 총 차입금은 1분기 말 기준 9966억원으로 잠재채무를 포함한 조정총차입금은 1조4580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전체의 63%인 3700억원의 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홀딩스가 지급보증을 선 극동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중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2740억원에 달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KTB사모펀드와의 협의 과정에서 신설회사 설립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웅진그룹의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판단해 상호 합의를 통해 투자유치 계획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웅진그룹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웅진코웨이는 그룹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입장에서는 사모펀드에 인수될 경우 경영구조가 달라진 것이 없는 데다, 그룹과 관련된 자금·지배구조 리스크 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