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수익률 최상위를 휩쓸던 농산물 ETF가 이달 들어 맥을 못 추면서 차익실현 타이밍에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적인 기후 이상에 농산물 작황 부진이 예상되면서 연일 올랐던 농산물 ETF는 기상 이변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본격 차익실현 및 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증권가는 농산물펀드에 과도하게 투기적 세력이 몰린 경향이 있다며 추격 매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농산물선물(H) ETF'는 이달 들어 전일까지 5.44% 손실을 냈다. 코스피 상승률 3.98%에도 못 미쳤다. 전월 한 달 만에 18.65%, 6월에도 10.47% 수익을 올렸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이 펀드는 미국 농산물 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구성종목은 모두 4개로 밀, 옥수수, 대두, 설탕으로 이뤄진다.
앞서 14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옥수수 선물 9월 인도분은 부셸당 7.79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3.31% 떨어진 것이다. 이 기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대두 선물 8월 인도분도 부셸당 17.27 달러에서 16.80 달러로 2.79% 내렸다.
국내 관련 ETF도 마찬가지다.
삼성자산운용 ‘KODEX 콩선물(H) ETF’는 이달 들어 2.57% 손실을 냈다. 반면 전월에는 15.72%, 6월에도 9.04% 수익을 냈었다.
세계 곡물가격은 추가적인 상승 요인보다는 조정 요인이 더 클 전망이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옥수수와 대두는 6~8월에 날씨에 민감한 성장기를 보낸다"며 "이 시기 가뭄이 지속되면서 생산량 전망이 가파르게 하향조정 됐지만 9월 이후로는 수확기에 가까워 기상 영향도 점차 줄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9월 이후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에서 옥수수와 대두, 미국은 겨울밀 파종기에 접어든다"며 "곡물가가 미리 뛴 만큼 파종 면적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주요 곡물원재료 값 상승폭이 7월부터 둔화됐으며 가격 수준이 높아질 때마다 나타났던 투기적 세력도 이달 들어서는 진정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우 연구원은 "글로벌 양적완화와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곡물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 위험자산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되레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트폴리오 재편 시점이라는 얘기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상 기후라는 변수에 과열됐던 농산물펀드가 쉬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주의가 필요하다”며 “추격매수로 인한 추가적인 베팅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자동차, IT관련주로 안정적 운용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엘니뇨 현상을 비롯해 곡물수급을 불안하게 만들 요인이 없지는 않다. 엘니뇨 발생시 일반적으로 원당, 소맥 작황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