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찾은 경기도 평택시. 기록적인 무더위에 번화가도 한산한 모습이지만 공인중개업소 안은 걸려오는 전화와 찾아오는 방문객들로 분주하다. 지난달 31일 경기도와 삼성전자가 고덕산업단지 용지 분양계약을 최종 완료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고덕산단에 수원 사업장의 2.4배에 달하는 면적 395만㎡의 부지를 확보, 2조4000여 억원을 들여 태양전지와 의료기기를 비롯한 신수종 사업과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 등을 건설키로 했다.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삼성이 고덕산단에 직접 고용할 인원은 3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삼성과 계약을 맺은 협력사까지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상당히 크다. 과거 수원 매탄, 용인 기흥, 화성 동탄, 아산 탕정·배방 등지에 삼성 사업장이 들어설 당시에도 협력사의 이주 행렬이 이어져 어마어마한 생산 및 인력창출 효과를 거뒀었다.
평택에서 삼성효과가 나타난 것은 몇년전부터다. 삼성이 2007년 경기도와 투자협약(MOU)을 체결, 2010년 12월 사전입주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덕·송탄 일대 부동산은 '삼성 효과'가 선반영된 상태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주택 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은 올 1~6월까지 주택가격이 -1.1%로 하락한 가운데 평택시는 2.0% 상승했다. 평택시는 지난해 한해 동안도 전체 주택 가격이 7.1%나 올랐다.
하지만 이번 본계약 이후 시장 반응은 더 뜨겁다. 선반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고덕·송탄 아파트 시세는 모든 단지가 준공 이후 최고점에 달하고 있다.
고덕면 태평 아파트 전용면적 79.33㎡는 지난해 8월 9000만~1억원선이던 시세가 현재 1억2000만원 선에 달한다. 현지 공인중개업소는 이미 호가가 1억3000만~1억4000만원 수준에 달했다고 설명한다.
고덕과 접하는 과거 송탄시 지역인 서정·이충·장당동도 비슷한 상황이다. 심지어 고덕과 다소 떨어진 지역인 비전동·안중읍 지역도 삼성 효과가 반영되면서 거래량 증가, 시세 상승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는 물론 빌라와 땅도 들썩인다.
평택 지역의 토지를 전문 취급하는 평택고덕신도시공인 관계자는 "삼성 호재로 이 일대 땅값이 몇년간 계속 오르고 있다"며 "연초 오성면의 땅(임야)이 3.3㎡당 65만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75만원까지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매물이 대부분 회수돼 거래 가능한 땅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평택시 및 수도권 평균 변동률 비교 [자료 = KB국민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