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중수교 20주년기념 국제학술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중국 껴안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SK그룹의 한국고등교육재단이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연 대규모 국제학술 포럼에 '지한파' 학자를 대거 초청한 것만 봐도 최 회장의 중국 짝사랑(?)을 쉽게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음수사원(飮水思源)’은 “우물물을 마실 때 그 우물을 판 사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최 회장은 축사를 통해 "20년 전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중 수교를 이끌어내고 상호협력에 힘을 기울인 분들이 있었기에 양국이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한·중 협력과 관련해 소회를 털어놨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일찍이 한·중 수교 전인 1988년 “앞으로 한국과 중국은 상호 공동 운명체로 경쟁이 아닌 화합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혜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번 학술회의가 새로운 20년 동안 양국 관계의 큰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며 “한국과 중국이 힘을 합쳐 지속적으로 발전, 번영하는 미래 역사를 써나가자”고 제안했다
20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SK가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베이징대, 인민대, 푸단대 등 중국 유수의 14개 대학에 재직 중인 석학 42명을 초청해 마련됐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00년 이후 고등교육재단의 초청으로 각 1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연구활동을 수행한 ‘지한파’ 학자들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저우치펑 베이징대 총장, 청텐취엔 인민대 당서기, 양위량 푸단대 총장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오연천 서울대 총장 등 양국 학자와 정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고 최종현 회장이 우수 인재를 양성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74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공익 법인이다.
최 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2000년부터는 매년 약 50여명의 중국 및 아시아 학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1년 간 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까지 아시아 13개국 학자 629명이 지원을 받았으며, 이 중 중국학자만 455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