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371억원이 순유입됐다. 8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 기간 중 총 853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가는 지난 3개월 연속 이어졌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시장팀장은 "신규 유입자금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가 증가한 것은 국내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환매 감소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덩치가 커지자 일각에서는 그동안 변동장세 속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부동자금이 주식형 펀드 쪽으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 주식형 펀드 순유입이 이어지던 시기에 MMF 자금이 대량 유출됐기 때문이다. MMF란 시중자금 가운데 단기부동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29일 MMF 설정액은 65조7390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조4000억원 줄었다. 유출규모로는 MMF 일일 자금 유출입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치다. MMF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총 4조220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MMF 자금 이탈은 분기말과 반기말이 맞물린 시점에 기관투자가들이 MMF 자금을 현금화하기 위해 환매한 영향이 크다며 단기자금을 빼서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원래 펀드는 중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인데 현재 추세는 단기에 넣고 빼는 패턴이 많고, 더불어 가계부채 비율 또한 높은 상황이라 신규로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증시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MMF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것이 주식형 펀드로 이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단기자금에 묶여 있는 부동자금이 본격적으로 수익형 펀드로 이동하기 위한 선결조건이 유럽발 재정위기 해소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주장은 일치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현재 MMF 등 시장 이탈 자금이 다시 회귀하기 위해서는 대외 리스크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 주식형 펀드에 나타나는 설정액 증가가 투자자들의 적극적 매수를 통한 결과로 판단하기 힘들고, 향후 유럽 위기라는 대외 변수에 따른 증시 상황이 주식형 펀드와 단기자금 유출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