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벽산건설은 회생절차(옛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거래재개 첫날인 전날,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회생절차 개시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우량해짐을 의미하지 않는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한국거래소부터 매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에 상장폐지 실질적격성 여부를 심사받아야한다. 거래소는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 폐지 가능성을 거래 재개 공시에 명시하며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 법정관리 신청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거래재개 첫날 급락 현상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7월13일 법정관리 신청 후 거래가 재개된 동양건설로 첫날과 다음 거래일 이틀 연속 하한가로 주저앉았다.대한해운 역시 같은 해 2월 14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거래가 재개된 16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한가 랠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벽산건설과 같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인 종목도 적지 않았다. 지난 5월 상장폐지된 대우차판매의 경우는 법정관리 첫날 장 중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다. 몇 개월간 지속되는 법정관리 기간동안 해당 기업의 재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요소가 나타난다면 거래재개 후 다시 반등 기대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상급등에 대해 단기 차익 세력이 관여했다는 데 일정 부분 무게를 둔다. 단기 차익 세력의 경우 일반적으로 차트 분석을 통해 종목에 접근하게 되는 데 법정관리 신청으로 재개 종목의 경우 대부분 그들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차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정한 자금이 모이게 되면 시장에서 ‘왜’보다 기술적인 반등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며 “법정관리 종목이라면 장기 횡보를 보였고 물량도 이미 털어진 만큼 차트로서는 ‘대박 종목’이라는 심리가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몇 몇 증시투자자 사이트에는 법정관리 신청 거래 첫날이 거래정지 기간 동안 각종 ‘재료’들이 누적된 만큼 단기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라며 투자자를 현혹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벽산건설의 경우 전날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할 때 개인만이 20주 순매수했을 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 유입은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 38분 현재 벽산건설은 전날 급등세를 반납하고 8% 급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