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차관보급)이 4일 사의를 표명했다. 조 대변인은 이날 “이번 논란이 커진데 대해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고 결과적으로 장관에게 누를 끼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최근 “한일 정보보호협정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는 청와대 의중”이었다는 발언을 해 ‘책임 떠넘기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청와대 등 정치권 등살에 외교부가 새우등 터지 듯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에서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가 책임을 (청와대로)전가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고, 장관 사퇴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에 조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다.
전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을 국무회의에 ‘신속안건’으로 올려 통과시키기로 한 결정은 한일 양국 외교부가 지난달 29일로 예정된 서명식 때 동시 발표하자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라며 “우리 쪽 합의 주체는 외교부의 조세영 동북아국장“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문의 핵심인 ‘밀실처리’ 책임이 외교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외교부에선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밀실처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을 보호하기 위해 청와대가 꼬리자르기식 행태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런 가운데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협정 파문과 관련, ”비정상적인 처리 경위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며 ”2~3일내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며“민정수석실 주도로 정보보호협정 처리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이런 문제가 생기면 공직기강 차원에서 업무처리 과정에 대한 조사를 벌일 수밖에 없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책임자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통상부도 협정 추진과정에서 법규 혹은 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등을 놓고 내부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국무회의 비공개 의결 과정에서 장관 보고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도 감사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정부 고위당국자는 조세영 국장의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청와대로 보고하는 식으로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를 주도 했을지의 가능성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가능성을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