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한구, ‘경제민주화’ 놓고 설전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선 캠프에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과 캠프 안팎의 친박(친박근혜) 인사 간의 불협화음이 캠프 가동 첫날부터 표면화되고 있다.

특히 김 전 비대위원과 이한구 원내대표는 2일 ‘경제민주화’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 이슈와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의 ‘경제교사’로 통하는 이 원내대표와 캠프 총괄본부장인 최경환 의원의 실명을 거론, 공개 비판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는 “최 전 장관과 이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정치민주화를 이해하느냐고 묻고 싶다”면서 “최 의원은 지식경제부 장관을 해 우리나라 경제실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이 원내대표는 재벌기업에 오래 종사했기 때문에 그 쪽의 이해를 대변해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일이 답변하고 싶지도 않다. 답변할 만한 값어치가 있어야지…”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김 전 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내용이 뭔지, (김 전 위원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경제민주화는 사회정치학자들이 쓰는 말이지 정통 경제학자들이나, 경제학 주류인 영미 경제학자들도 그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각을 세웠다.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각각 ‘친 재벌인사’와 ‘사이비 경제학자’로 몰아 부친 것이다.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오후 캠프에 들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논쟁이 결코 아니다. 두 사람 모두 경제민주화라는 추상적인 목표에는 전적으로 합의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홍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는 우리가 등정하고자 하는 목표를 추상적으로 얘기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구체적 정책은 아니다”라며 “구체적 정책이 나올 때에는 캠프와 당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을 것이지만 추상적 목표를 놓고서는 누구도 이의제기를 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