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미국에서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8만7000건을 기록 전주보다 2000건 감소했지만, 38만건을 기대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시장은 최근 4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 평균치가 지난 6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 집중했다.
필라델피아 지역의 6월 제조업지수는 -16.6으로 시장 전망치 0과 전월 -5.8 밑으로 떨였고, 6월 구매관리지수(PMI)도 52.9로 4개월래 가장 낮았다.
지난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올해들어 바닥을 다지는 듯 했던 미국의 5월 기존 주택거래 통계도 전달보다 1.5% 줄어들어 경기 및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미국의 거주용 주택 시장은 전통적으로 6~8월이 연중 최고로 활발하기 때문에 이달부터 시작되는 여름 거래 통계가 부동산 시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HSBC가 발표한 중국의 6월 제조업 PMI예비통계는 48.1을 기록, 8개월째 기준치 50을 밑돌았다. 50미만은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싱가포르 소재 포어캐스트의 코니 체 이코노미스트는 “이대로 가면 2분기 중국의 성장률은 7%로 주저 앉자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유로화 사용 17개국 유로존의 민간분야 서비스 및 제조업 분야의 성장세를 가늠하는 6월 복합구매관리지수(C-PMI) 예비치도 46.0을 기록하며 5개월째 5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PMI도 전월 45.1에서 44.8로 더 하락하며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쳐 애널리스트는 “그나마 PMI지수가 폭락하지 않고 있음이 다행”이라며 “유로존 지역의 경기 전망에서 긍정적인 요인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로존에서 가장 견실한 경제를 유지해 왔던 독일의 6월 구매관리지수도 44.7로 4개월째 하락세를 보여주며 시장 우려를 고조시켰다.
시장은 독일 제조업 위축을 경기에 부정적인 주요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동안 독일은 견실한 제조업 경쟁력으로 유로존 위기를 그나마 떠받치고 있었끼 때문이다. 독일의 6월 기업신뢰지수도 105.3을 기록, 전달 106.9보다 하락했고 지난 201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기업신뢰지수를 발표한 Ifo경제연구소는 “1분기 유로존 경제는 독일 때문에 마이너스 성장을 피했지만, 현재 추세라면 2분기 성장률은 -0.6%까지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요 국가와 지역의 경제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며 국제 유가도 하락세를 이어나갔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이날 배럴당 4%나 떨어지며 배럴당 78.2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기와 함께 물가 하락 즉 스태그네이션을 우려하기도 했다.
경기 우려 때문에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은 21일(현지시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보다 무려 1.96%,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전일 대비 0.99%,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30지수는 0.77%, 프랑스 파리 증시 CAC 40지수도 0.39%씩 각각 하락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증시도 대부분 하락세로 마감했다.
실물경기 둔화가 금융부문에 줄 타격을 경고하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해 전 세계 15개 대형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락시켰다. 무디스는 “도이체방크,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바클레이즈, HSBC 등 주요 은행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수익성은 물론이고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각국은 둔화되고 있는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부양 등 여러가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종료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정책회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이달말로 종료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 매각 및 장기채 매입)을 이미 연말까지 연장했고, 앞으로 고용시장 회복이 보이지 않으면 보류했던 3차 양적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의장은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양적완화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경제 위기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유럽도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유럽연합(EU)는 오는 28~29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대응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및 스페인 등 유로존 4대 경제 대국 정상들이 모여 GDP의 1%, 약 1300억유로를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재원으로 투입하기로 합의하는 등 전 세계적인 경기 위축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