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가른 황제의 마술같은 ‘플롭 샷’(종합)

2012-06-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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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美PGA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통산 73승…니클로스보다 10년 앞서 달성

타이거 우즈가 최종일 16번홀에서 플롭 샷을 버디로 연결한 후 어퍼 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미국 SI 캡처]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믿을 수 없고 기적같다. 내가 본 샷 중 가장 대담한 샷이다.”(잭 니클로스)

“그 곳에서 홀 주변 3m내에 볼을 갖다놓으면 성공적으로 봤다. 우즈는 결정적 순간 압도하는 한 방이 있다.”(리키 파울러)

타이거 우즈(37· 미국)가 그만이 할 수 있는 ‘매직 샷’으로 극적 역전승을 거뒀다. 그는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어퍼 컷 세리머니’로 포효했고, 갤러리들은 골프장이 떠나갈듯이 환호했다.

4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GC(파72) 16번홀(파3· 길이 201야드). 우즈는 미국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620만달러) 4라운드에서 선두에 1타 뒤진채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뒷바람을 감안해 8번아이언을 잡았다. 볼은 그린 뒤편 러프에 멈췄다. 볼에서 홀까지는 약 15m. 볼 위 4분의 1정도만 보일 정도로 라이가 좋지 않았다. 더욱 그린은 내리막이었고 그린을 벗어나면 워터해저드다.

라이를 살핀 우즈는 승부를 걸었다. 연습스윙을 서 너 차례 한 우즈는 예상밖으로 풀스윙에 가까운 큰 동작으로 ‘플롭(flop) 샷’을 구사했다. 볼은 약 7m를 떠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지더니 경사를 타기 시작했다. 볼은 데굴데굴 굴러가 깃대가 꽂혀있는 홀 오른편 가장자리를 타고 뚝 떨어졌다. 버디. 우즈는 주먹을 휘두르며 포효했고, 갤러리들은 모두 일어서서 열광했다. 조금 길면 곧바로 물에 빠지는 상황에서 우즈만이 할 수 있는 승부 샷의 진수를 보여준 것. 그린 뒤편에서 관전하던 대회 호스트 잭 니클로스(72· 미국)도 큰 박수로 축하해줬다.

4라운드가 시작할 때만 해도 우즈는 선두에 4타 뒤졌다. 최종일 전반을 마칠 때에도 우즈와 선두권의 간격은 3타였다. 우즈는 그러나 마스터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최종일 백나인’에 강했다. 15번홀(파5)에서 2온2퍼트로 버디를 잡고 선두에 1타차로 따라붙은 우즈는 16번홀에서 마술과 같은 버디를 잡고 공동 선두에 올랐다. 17번홀(파4)에서는 파로 홀아웃했으나 챔피언조의 로리 사바티니(남아공)가 16번홀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즈는 처음으로 1타차 선두가 됐다.

마지막 18번홀(파4· 길이444야드). 우즈는 아이언티샷에 이어 홀까지 175야드를 보고 9번 아이언 어프로치샷을 홀옆 3m지점에 갖다놓았다. 우즈는 그 버디퍼트마저 홀에떨군 후 이번에는 퍼터를 들고 잔잔하게 우승을 자축했다.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골프 황제’가 최종일 마지막 네 홀에서 버디 세 개를 잡고 역전우승하자 갤러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써 화답했다. 우즈는 경기 후 “오늘 미스 샷이 거의 없었다. 내가 원하는대로 볼을 보냈다.‘베스트 선데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5언더파(버디7 보기2),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사바티니와 안드레스 로메로(아르헨티나)를 2타차로 제쳤다. 이 대회에서만 다섯 번째 우승이다.

지난 3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시즌 2승째이고 투어 통산 73승째다. 우즈는 특히 니클로스가 주최한 대회에서 니클로스의 통산 승수(73승)와 타이를 이루는 짜릿함도 맛봤다. 니클로스는 46세 때인 1986년 마스터스에서 통산 73승을 올렸다. 우즈는 니클로스보다 10년 앞서 73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투어통산 최다승은 샘 스니드로 82승을 했다. 우즈와 니클로스는 이 부문 2위로 스니드에게 9승차로 다가섰다.

관심은 10일 앞으로 다가온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이다. 우즈는 아놀드 퍼머 대회에서 우승한 후 출전한 올 마스터스에서 공동 40위로 썩 좋지 않았다. 우즈가 마지막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US오픈이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타이틀 방어냐, 우즈의 메이저 15승이냐’에 팬들의 이목이 쏠려있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12위, 최경주(42· SK텔레콤)와 존 허(22)는 2오버파 290타로 공동 19위, 노승열(21· 타이틀리스트)과 위창수(40· 테일러메이드)는 7오버파 295타로 공동 52위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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