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징바오(新京報) 4일 보도에 따르면 경매가 열리기 전부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만산홍편은 이날 1억8000만 위안에서 경매를 시작해 십 여 차례 호가를 기록하다가 2억9325만 위안이라는 고가에 최종 낙찰됐다. 이는 사전 낙찰 예측 가격인 2억4000만~2억8000만 위안을 웃도는 가격으로 리커란 작가 개인의 전 세계 최고가 신기록이다. 낙찰자는 지난 2년 간 시장에서 꾸준히 중국 서화를 매입해 온 중국 국내 한 민영기업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커란의 1964년작 만산홍편은 중국 마오쩌둥의 시 ‘심원춘 창사(沁園春·長沙)’의 ‘온 산이 붉고, 숲마다 물들었다(萬山紅遍 層林盡染)’라는 구절을 소재로 삼아 산수화로 표현해 것으로 리커란의 대표작품으로 손꼽힌다.
리커란은 당시 구궁(古宮)박물관에 소장된 주사(朱沙·붉은색 천연안료)를 다량 이용해 칠한 먹이 마르면 계속 덧칠하는 방식으로 과감하게 산수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중국 서화시장 발전과 함께 리커란의 시장가치도 점차 올라 연간 갑절로 뛰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0년 한 경매에서 리커란의 작품 ‘장정(장정)’이 1억752만 위안에 낙찰되면서 당시 중국 근현대 서화 신기록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5월 중순 열린 자더(嘉德) 춘계 경매에서는 리커란의 1974년작 ‘소산(韶山)’이 1억2420만 위안의 고가에 낙찰됐다.
자오쉬(趙旭) 폴리 경매 집행이사는 “만산홍편은 리커란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자 중국 근현대 서화의 주요 작품”이라며 “만산홍편이 이처럼 고가에 낙찰된 것은 향후 중국 근현대서화 시장의 발전을 이끄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 리커란의 또 다른 작품인 1976년작 ‘정강산(井岡山)’은 1억2800만 위안에 경매를 시작했으나 결국 유찰됐다. 이밖에 20세기 중국 회화의 거장 푸바오스(傅抱石)의 작품 ‘두보시의(杜甫詩意)’는 8000만 위안, 쉬베이훙(徐悲鴻)의 ‘칠희도(七喜圖)’는 2800만 위안, 장다첸의 ‘이검법정림소산도李檢法定林蕭散圖)’는 2550만 위안에, 판톈서우(潘天壽)의 ‘응석도(鷹石圖)’는 2100만 위안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