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친서민' 차기 수장…재벌 리카싱과의 만남 '주목'

2012-05-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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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홍콩 차기 행정장관으로 선출된 렁춘잉(梁振英)이 행정장관 당선 후 처음으로 중화권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실업(長江實業) 회장과 만남의 자리를 가지며 홍콩 재계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홍콩 펑황차이징(鳳凰財經) 등 언론매체 보도에 따르면 렁 당선자는 30일 직접 청쿵실업 본사 건물을 찾아 리카싱 회장을 만나 함께 1시간 가량 점심 식사를 하며 향후 홍콩 경제의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렁 후보는 “이날 식사의 주된 화제는 글로벌 경제였다”며 “특히 유럽 금융위기의 홍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요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지만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는 렁춘잉 후보와 홍콩 재계를 대표하는 리카싱 회장이 이날 서로 만남을 가진 것 자체 만으로도 두 사람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선거 당시 렁춘잉의 친 서민 행보에 불안을 느낀 리카싱 회장 등을 포함한 홍콩 재계는 그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기 때문. 특히 렁춘잉 후보가 당선되면 경쟁 후보자인 헨리 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던 리카싱 회장이 홍콩에 계획 중인 투자를 철회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25일 리카싱 회장은 주주총회 당시 그 동안의 적대적 입장을 바꿔 렁춘잉 후보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두 사람 간 화해 무드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렁춘잉 후보를 신뢰하냐는 질문에 리 회장은“아직 그가 취임도 하기 전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렁 후보에게 시간을 주고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렁 후보를 대표로 하는 차기 행정부가 홍콩 주민을 위해 살기 좋은 생활환경을 만들고 홍콩의 핵심 가치를 지켜준다면 홍콩 주민들은 그를 지지할 것”이라며 “나 역시 홍콩인으로서 예외는 아니다”고 전했다.

신문은 리카싱 회장과 렁 당선자의 이번 만남은 그 동안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는 ‘포빙(破氷)’의 만남이었다고 묘사하며 렁 당선자의 향후 집권에도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오는 7월 1일 취임하는 렁 당선자는 최근 들어 각 지역 부동산 재벌들과 상호 교류하는 모습을 보이며 재계와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헝지(恒基) 부동산그룹의 리자오지(李兆基) 회장이 “렁 후보와는 줄곧 친구로 지내왔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신스제(新世界)그룹의 정자춘(鄭家純) 주석은 렁 후보 당선 후 열린 축하 파티에 직접 참석해 그의 당선을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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