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노 IAEA 총장은 이날 사사이드 잘릴리 이란 핵협상 대표와 핵사찰 문제로 만난 후 "우리는 좋은 분위기에서 미래 확장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이는 이란과 주요 6개국의 2차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23일 바그다드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와 독일이 2차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1차 협상은 지난달 15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전문가들은 다음 협상은 팽팽한 긴장감이 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려와는 달리 IAEA 측의 사전 면담으로 2차 협상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아마노 총장이 주요 갈등 요인인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언급은 피해 불안 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다. 아마노 총장도 “이란이 협상을 구체적으로 풀어나가길 원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상세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IAEA 측은 이날 이란에게 핵무기 개발의혹이 있는 파르친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란은 파르친의 방문을 거절하는 대신 파르친을 제외한 시설의 사찰을 허용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협상 쟁점이 이란의 원유·금융 제재 완화와 핵 프로그램 중단이기 때문에 쉽게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차 회담을 준비중인 한 외교관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란과 주요 6개국이 한 걸음씩 양보해 협의를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비관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란의 개혁성향 언론은 아마노가 이란과 주요 6개국의 마찰을 사전에 조율했다며 조심스럽게 환영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언론은 아미노의 입국은 2차 협상에 앞서 이란의 전략적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반발해 오는 7월부터 원유 및 금융 제재를 시행키로 했다. 미국은 이란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인도·일본에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라고 압박했다.
중국은 올해들어 미국의 압박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급격하게 줄였으나 4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다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원유량은 하루에 39만배럴 정도로 전년대비 48%나 감소했으나 전달보다는 무려 48%나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란은 중국의 3위 원유 수입국으로 지난해 하루 55만7000배럴씩 수입했다.
일본 수입자들은 미국의 이란 금융 제재로 한달에 30억달러의 원유 비용 지불 통로가 막히자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이란산 원유는 일본의 원유 수입 가운데 6.2%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원유 비용의 지불 방법을 찾지 못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업자는 물론 이란 경제까지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FT는 우려했다. 이란은 일본에 지불 시스템 없이 신용으로 원유를 계속 공급하고 있으나 지불 문제로 오래 지속하긴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