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 한국인 레이서 최해민(28·애프터버너 레이싱 팀). |
‘모터스포츠의 본고장’ 미국 유일의 한국인 레이서 최해민(28) 선수는 한국과 미국 레이싱 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미국에 비해 아직 인프라는 미흡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모터스포츠의 불모지’ 한국서 1999년 15세의 나이로 레이싱의 입문대회인 카트 레이싱에 데뷔했고, 그 이듬해 5회 우승을 독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각종 국내 대회에서 경력을 쌓아 오다, 올 초 홀홀단신 미국에 진출했다.
최 선수는 “2005~2006년 국내 대회서 챔피언을 한 이후 줄곧 해외 무대 도전을 염두해 왔습니다. 카레이싱의 선진국에서 배워 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2007년에 미국 스타 마쓰다 챔피언십에 처음 도전했으나 예산 문제로 이듬해 국내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죠”라고 했다.
올해 다시 미국을 찾은 그는 현재 지난 3월 개막해 올 9월까지 미 전역에서 열리는 USF2000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총 16라운드가 예정돼 있다. 이 경기는 미국 최고 인기 레이싱 경주 ‘인디카 레이싱’에 진출하기 위한 이전 단계다. 한 급 아래라고는 해도 메인 경기의 오프닝 형태로 열리는 만큼 수많은 관중 앞에서 펼쳐진다. 미 전역으로 중계도 된다. 그는 총 7명으로 구성된 애프터버너(Afterburner) 레이싱 팀에서 21번을 달고 있다. 현재 오는 26일 인디애나 피터스버그에서 열리는 5라운드 경주 ‘나이트 비포어500’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4라운드까지의 종합 순위는 13위.
경기 참가까지만 해도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현재 성적은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뒤늦은 올 2월에서야 시즌 참여가 결정돼, 테스트 없이 정규 시즌을 맞이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 했습니다. 한 달의 휴식기간이 있었던 만큼 이번 시합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겁니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인 최초의 미국 진출 레이서’라는 점 때문에 현지 한인사회는 물론 현지 언론 ‘내셔널 스피드 스포트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 레이서라는 걸 알리기 위해 헬멧에 태극기를 새겨 넣은 채 출전하고 있다.
올 3월 열린 USF2000챔피언십에서 역주하고 있는 최해민 선수. 태극기를 새긴 헬멧이 인상적이다. |
그는 “미국은 선수층이 굉장히 넓습니다. 한국 드라이버는 카트-포뮬러 등 정식 단계를 거친 선수가 20명 정도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대부분 카트를 통해 포뮬러에 입문, 매 시즌 절반 이상이 새로운 선수로 메워질 정도로 치열합니다”라고 했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레이싱이 축구나 야구만큼 인기 스포츠다. 이 곳에서 그가 펼칠 앞으로의 도전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