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CNN머니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버지니아주 햄프턴 보안관인 B.J. 로버츠의 사무실에서 일하던 바비 블랜드 등 5명은 2009년 보안관 재선에서 당시 상관의 경쟁자인 짐 애덤스의 페이스북에 접속해 ‘좋아요’ 표시를 했다. 이에 로버츠는 선거에서 승리한 뒤 블랜드 등 5명을 예산감축, 불성실한 근무태도, ‘조화와 효율 부족’ 등을 이유로 해고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해고된 이유는 애덤스의 페이스북에 ‘좋아요’ 표시를 한 까닭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관의 경쟁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의 쟁점은 페이스북의 ‘좋아요’기능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는지 여부이다.
이에 최근 버지니아 동부지방법원은 “페이스북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한계는 ‘실제로 작성한 글’까지만 해당한다”며 “‘좋아요’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법학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샌타클래라대학 법학대학원의 에릭 골드만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에는 많은 의미가 함의돼 있다”며 “법원이 페이스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골드만 교수는 “페이스북의 구동 원리상 ‘좋아요’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다”면서 “따라서 ‘좋아요’는 수정헌법 제 1조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머니는 오래된 법을 새로운 기술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만약 당신이 계속 직장을 다니고 싶다면, 페이스북에서 신중하게 ‘좋아요’를 표시하시라”고 충고했다. 골드만 교수도 “페이스북은 ‘좋아요’ 표시가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며 “이 애매함은 페이스북 사용자가 고려해야 할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 1조를 매우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 예컨대 지난 3월 미국 대법원은 장례식에서 망자에 대한 험담을 담은 손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행위까지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