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하이마트 이사회 의장서 물러나… “경영은 계속”

(아주경제 이혜림 홍성환 기자)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하이마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상장폐지 위기에서 탈출하겠다는 양 측 경영진의 의지로 풀이된다.

18일 하이마트·유진그룹에 따르면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하이마트 임시 이사회에서 선종구 회장과 유경선 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 유경선 회장은 하이마트 이사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현 하이마트 사외이사인 엄영호 연세대 교수를 새로운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번 하이마트 공동 대표이사 퇴임안 상정은 상장폐지 위기를 탈출하고 거래정지를 벗어나기 위한 하이마트와 유진그룹 양 측의 노력으로 분석된다. 이를 통해 하루빨리 거래정지에서 탈출, 경영정상화를 이뤄 매각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현재 선종구 회장과 유경선 회장은 각각 영업과 재무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경영을 책임지는 대표이사직과 이를 통제해야 하는 이사회의장직 겸직을 해소함으로써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과 하이마트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은 별개사안”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선종구 회장은 2590억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유경선 회장 역시 하이마트 인수 과정에서 선 회장과 이면계약을 체결한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16일 하이마트에 대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검토에 들어가며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시킨 바 있다.

하이마트와 유진기업의 경영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하이마트 매각이 자칫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인수후보군으로 꼽힌 기업들이 “검찰 조사를 지켜보겠다”며 한 발 물러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진기업도 검찰 조사에 관련해 하이마트 매각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하이마트와 유진기업은 상반기 내로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경영권 분쟁과 이번 경영진 비리로 인해 하이마트에 대한 기업이미지와 가치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당장 거래중지가 풀리고 매각 절차가 진행돼도 인수 후보기업들이 많은 인수금을 들여 적극적으로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