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발언 한마디로 물가 상승 우려 '죽고' 유동성 장세 가능성 '살고'

2012-03-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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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추가 양적완화 시사 발언에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을 상승으로 이끌던 유동성이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버냉키 의장 한마디로 이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었다. 버냉키 의장 발언이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실물 경기 회복을 위해서 당분간은 추가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160.90포인트(1.23%) 오른 1만3241.63으로 장을 마쳤고, 코스피도 20.57포인트(1.02%) 오른 2039.76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와 금값도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2% 상승한 배럴당 107.03 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1.4% 오른 온스당 1,685.60달러에서 거래 마쳐 한 달 만에 최대 상승폭 기록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달 0.4% 뛰며 10개월 내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가솔린 가격은 전 고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이 물가 상승 부담으로 확대되고 있었다. 또한 일본과 중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석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 우려감이 존재해 있었다. 물가 상승은 주식시장으로써는 부담스러운 요소다. 물가가 상승하면 그동안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일으키던 글로벌 유동성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가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로 잠잠해졌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까지 미국의 주택시장이 부진해 모기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위험할 수 있다"라며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물가 인상 등을 우려해 경기 부양책을 조기 철수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의식, 일침을 가한 발언이라는 것.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은 최근 실업률 하락을 경제 펀더멘털 자율조정의 힘으로 보지않고 지난 금융위기 때 사라진 일자리에 대한 일시적인 회복정도로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며 “더 좋아지려면 아직 갈 길은 멀고, 당연히 초저금리 정책과 같은 경기부양 기조를 상당한 기간동안 지속해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버냉키의 양적완화 시사 발언으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버냉키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3차 양적완화(OE3)에 대한 불씨를 확인시켜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미국경제가 주도하고 하반기에는 중국경제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며 "미 고용지표가 호조를 유지하는 한 3-4월 경제지표의 흔들림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2012년 미국경제의 회복은 속도의 문제이지 회복기조는 살아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추가 통화정책의 논의 및 시행 시기는 미국 경제 지표의 발표 수준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추가 통화정책을 4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부터 논의해 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그 이전에 미국 경제 회복의 관건으로 여겨지는 주택 경기가 호전된다면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며 "미국 주택 지표와 함께 다음달 초에 나오는 3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ADP취업자 변동, 실업률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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