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황인성 기자) ‘제작될 때까지 밀고 간다.’
영화 ‘26년’이 일반인의 지원을 받는 크라우딩 펀드로 투자금을 모은다. 원작자 강풀은 판권 기간이 지났음에도 영화사 청어람 최용배 대표에게 모든 제작을 일임했다. 이유는 바로 요즘 젊은 세대에게 5.18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원작가 강풀은 최용배 대표의 노고를 치하하며 영화가 제작되는 것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2008년 제작이 무산되면서 현재 판권계약기간이 끝난 상황. 하지만, 강풀 작가는 영화제작을 위해 불철주야 뛰었던 최용배 대표의 노고를 봤기 때문에 ‘26년’이 영화로 제작될때까지 참고 기다릴 예정이다.
강풀 작가는 “현재 판권계약이 끝났지만, 최용배 대표께서 영화를 위해 뛰어다닌 노고를 알기 때문에 믿고 기다리고 있다. 영화가 제작돼 개봉할 때까지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26년’은 강풀이 TV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이 23만원 밖에 없다는 보도를 보고난 뒤였다. 권력을 잡기위해 쿠테타를 일으킨 전직 대통령의 행태에 분노한 그는 ‘26년’을 기획하게 됐다.
강풀은 “전 대통령의 재산이 23만원이란 것 듣고 제목‘23년’이란 웹툰을 기획하게 됐다. 또 다른 이유는 5.18을 요즘 세대에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5.18과 8.15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는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그래서 연재를 시작했다. 만화를 그리고 혹여 보복을 당할까 무서워서 3년 정도 기다렸다가 연재를 시작했다. 그래서 원제목 ‘23년’이 ‘26년’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웹툰 ‘26년’은 연재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조회수 1000만 건이 넘어갈 정도였다. 그만큼 5,18과 전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뜨거웠다. 연재당시 영화사는 강풀에게 ‘23년’에 대해 영화화 제의를 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강풀은 “몇 군데에서 영화화 제의가 들어왔지만, 저는 좀 결단력있는 분이 영화를 제작했으면 싶었다. 그래서 최용배 대표와 계약을 맺고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26년’ 영화제작은 2006년 봄부터 들어갔다. 우선 제작비 40억원을 투자받기로 하고 그중 절반인 2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를 가지고 최용배 대표는 류승범을 비롯한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제작에 들어갔다. 하지만, 거의 성사단계에 있던 투자가 무산되면서 영화제작도 중단됐다.
최용배 대표는 “2008년 늦여름 촬영준비를 마쳤는데, 총 40억원 중에 2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확정적이었던 나머지 20억원이 며칠 앞두고 갑자기 투자계획 철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후속 투자가 도미노처럼 무너지면서 결국 영화제작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전직 대통령을 비호하는 세력의 보이지 않는 외압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달 전부터 투자의사를 밝힌 투자기관이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최용배 대표는 영화 ‘괴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히트 제작가다. 그럼에도 투자가들이 등을 돌린 것은 뭔가 이유가 있다고 영화계는 보고 있다.
최용배 이사는 “외압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못하지만, 뭔가 기미는 느껴진다. 마치 바람같은 것 같다. 실체가 보이지 않지만, 뭔가 제재를 거는 것을 느낀다”고 돌려 말했다.
최용배 이사는 크라우딩펀드를 이용해 영화 ‘26년’을 제작한다. 크라우딩 펀딩은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 프로젝트에 소액을 기부해 후원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굿펀딩(www.goodfunding.net), 팝펀딩(www.popfunding.com), 소셜펀딩 개미스폰서(www.socialants.org)을 통해 3월26~4월20일까지 26일간 10억원이 제작비를 일반인에게 모금한다. 개인은 2만원에서 5만원까지 영화제작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4000만원의 제작비가 모였다. 최용배 대표는 모금 10억원을 기반으로 영화 ‘26년’의 제작의 불씨를 살려볼 예정이다.
한편, 영화 '26년'은 5.18이후 피해자들이 전직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올 11월 개봉을 예정으로 제작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