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제 5단체인 대한상의ㆍ전경련ㆍ무역협회ㆍ중기중앙회ㆍ경총은 '최근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경제계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경제 5단체는 이날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단체협의회 정기총회에 앞서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서에서 경제 5단체는 "유럽 재정위기, 유가상승, 가계부채 증가를 비롯한 대내외 악재와 20년 만에 동시에 치러지는 총선, 대선으로 인해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정치권, 시민단체에 의해 남발되는 포퓰리즘 정책이 국가 재정건전성, 성장잠재력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5단체는 "사회 전반에 만연된 근거 없는 기업 비판이 반기업 정서를 확대시키고 있다"며 "이는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에 있어 주체인 기업이 사기를 잃게 할 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가 정체성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로 인한 고용부진, 투자감소는 성장 모멘텀 상실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며 "경제를 장기적인 침체에 빠뜨릴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5단체는 "정치권이 인기영합적인 정책공약을 자제하는 동시에 한국적인 현실에 맞는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복지공약이 되레 근로의욕을 저해, 생산성을 약화시킴으로써 후세대에게 막대한 재정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5단체는 "정책공약은 경제상황, 비용부담능력, 국가재정을 감안한 합리적 수준에서 제시돼야 한다"며 "복지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나눠 주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일하는 복지를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근거없는 비판을 자제하고 시장경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경제 5단체는 "여야 정치권은 재벌개혁, 과도한 기업 규제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표심을 잡기 위한 무분별한 기업 비판은 오히려 기업가 정신, 경영활동을 위축시켜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책이 일관성, 예측가능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경제 5단체는 "지금까지 모두 45개국을 대상으로 8개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시켰는데 유독 한미 FTA만 문제시하고 있다"며 "경제를 정치에 끌어들이고 정책 일관성을 훼손하는 처사"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출 위주인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는 데 디딤돌이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 5단체는 "행정해석에 의해 인정돼 온 휴일특근을 제한하려는 움직임 또한 해당기업이나 근로자 모두에게 혼란을 초래, 제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계를 의식한 무분별한 노조법 개정 논의는 이미 산업현장에 정착된 근로시간 면제제도나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제도에 대한 혼란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현실성 없는 사내하도급 규제 논의 또한 기대심리만 상승시켜 노사관계 불신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성명서 발표를 마친 뒤 "정치권은 기업 폐혜만 부각시키고 있다"며 "경제 5단체는 앞으로도 소통을 통해 업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