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유게임 서울지사 전경. |
한국시장을 노리는 대표적인 중국 온라인 게임업체로는 한국에 최초로 지사를 설립한 중국의 텅쉰(騰訊), 창유(暢游 창요우), 쿤룬(昆仑), 성다(盛大)게임스, 주요우(久游)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한국 온라인 게임업체와의 교류를 통해 문화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국게임 수출촉진 및 문화산업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 대형 게임업체인 창유게임 최혜연(崔惠娟) 서울 지사장과의 만남을 갖고 양국의 온라인게임시장에 대한 그녀의 고견을 들어보았다.
창유게임은 2009년 4월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최고의 온라인게임 개발회사이자 퍼블리싱업체로 창립 이후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둬왔다. 최 지사장은 창유가 원래 써우후(搜狐)닷컴의 일개 게임포털에 불과했으나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 ‘톈룽바부(天龍八部)’가 전세계 게이머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으면서 써우후에서 분리, 자체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창유는 2009년부터 해외진출 루트를 모색, 초석을 닦았으며 현재 라틴아메리카, 유럽, 한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등 7 곳에 해외지사를 두고 있다.
최 지사장은 “한국지사는 중국 온라인게임을 한국에 수출하고 한국게임을 중국시장이나 기타 해외시장에 제공, 운영하는 퍼블리싱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며 “이러한 해외사업 방식은 창유가 진출 가능한 시장이 더욱 다양해졌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신규 시장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지 게임테스트 실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에서 자리잡으려면 시간, 인적, 물적 자원 등 다량의 요소투입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러한 전략은 필수적이라는 것. 그는 “우선적으로 톈룽바부와‘뤼딩지(鹿鼎記)’의 사전테스트를 한국에서 실시할 것”이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온라인게임업체와 공동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유 게임은 이미‘프리스타일’로 유명한 한국 온라인 게임업체 JCE 와 손을 잡고 지난주 톈룽바부 2차 비공개테스트(CBT)를 실시한 바 있다.
최 지사장은 “이미 한국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텅쉰·성다·쿤룬 등 게임회사가 한국 자회사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는 시장진출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공격적이고 효과적인 진출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성다의 인수합병을 통한 고(高)효율, 고비용 전략과는 대조적으로 천천히 기초를 닦아가며 한국시장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왜 인수합병이라는 카드를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 지사장은 “게임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인수합병이 쉽지 않다”면서 “창유 한국지사가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았고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준비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한국 로컬 게임회사 중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몇몇 대형업체를 눈 여겨 보고 있다며 인수합병에 나설 계획이 있음을 암시했다.
최근 한국과 중국 모두 게이머 수, 온라인 게임 퀄리티 등에 있어 세계 일류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최 지사장은 창유가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가 바로 ‘개방(Open)’이라며 한국의 온라인게임 관련업체와 협력하고 교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 NHN 게임포털인 한게임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는“한게임이 한때 중국시장에 진출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2010년에 중국시장을 떠났다”면서 현재 창유가 네이버와 B2B(기업간온라인거래)거래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저작권 문제만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한게임 중국시장 재친출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게임의 퀄리티 면에서 단연 중국에 앞선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을 포함한 온라인 게임을 통해 한국 게임업체의 R&D 및 기술 수준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최 지사장은 “한국과 중국의 게임시장이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온라인 게임업계의 종사자 수는 많지 않지만 연구개발팀은 물론이고 게임유저까지 모두 개개인의 기여도가 큰 반면 중국은 게임유저의 수, 시장규모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최근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 지사장은“중국에서는 이미 게임유저들과의 조율을 통해 중국만의 MMORPG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한국 게이머들은 중국 유저들과 달리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수준 높은 게임을 즐긴다”고 두 나라 게이머들의 취향차이를 언급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 지리적 이점과 유사한 문화 등 여러 가지 강점이 있어 중국 온라인게임업체에게 한국은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있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8년 동안 한중 협력업무를 맡아온 최 지사장은 온라인게임분야 협력전망에 대해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의 온라인 게임이 세계 일류의 자리를 고수하고 함께 협력해 양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창유 한국지사가 중국의 대외이미지 형성에 큰 책임이 있음을 인식하고 한국 사회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시장에서의 창유의 발전이 한중 양국 유학생은 물론 한국 국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 한국과 중국의 호혜상생을 이끌어 갈 것이라 자신했다.
최 지사장은 세계적으로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한국의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한국 게임업체들이 한류라는 호기를 잘 포착해 게임산업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의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한류스타를 선택해 광고홍보를 하고 K-POP 가수가 직접 부른 게임 OST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창유 한국 지사 연구개발팀과 사업팀 근무직원은 총 50명으로 올해 안에 80~100명의 인원을 보충해 경영효율을 60~100% 더 높일 계획이다. 차후 일부 신입들은 기존의 게임서버를 개발에, 나머지는 모바일 게임·웹게임 개발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창유가 중국에서 한중 엔지니어들이 공동연구, 개발하고 최신 그래픽 엔진을 도입한 블록버스터 RPG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고 먼저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한 후 나중에 지사를 통해 한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해외시장 개척 및 미래발전을 위한 창유의 노력이 “세계최고의 온라인게임” 도약이라는 창유의 창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