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한국GM부평공장을 방문, 노사와의 간담회를 통해 장시간 근로개선에 대해 공감대를 가진 바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
이 같은 이 장관의 발빠른 행보의 중심에는 ‘1석5조의 효과’가 있다. 근로시간을 감축하면 신규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성 증가,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 산업재해 감소, 일과 가정의 양립 등 5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고용부가 장시간 근로 개선을 최대의 정책목표로 잡은 만큼 문제의 해답을 현장에서 찾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지난 8일 교대제 개편으로 장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한 경기 화성의 식용유 제조업체 진유원을 찾았다. 현장을 살펴본 이 장관은 선도적으로 장시간 근로를 개선해 나가는 중소기업 및 근로자에 대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장관의 보폭은 앞으로 더욱 빨라 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저녁에는 서울시청 인근에서 페이스북 친구(페친)들을 만나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과 관련해 얘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워킹맘과 근무시간에 따라 임금이 정해지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직장인, 입사 1년 이하 신입사원들이 체감하는 것들을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이는 이 장관이 직접 낸 아이디어로,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정책에 반영한다는 것이 고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또 오는 18일부터는 5일 일정으로 멕시코와 미국을 방문한다. 애틀랜타 기아차공장과 미시간 GM공장에 들러 미국 자동차업계의 근로 형태를 살필 계획이다.
실제 미국도 1960~1970년대 2조 2교대제에서 1980~1990년대 3조 2교대제로 전환해 생산성 향상을 보인 바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소아마비를 앓아 지금까지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체력만큼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매주 현장을 방문하는 등 발빠른 행보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제스처가 아니라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다. 이 장관이 30년간 노동행정업무를 담당한 노무전무가인 만큼 임기 내 장시간 근로관행은 반드시 뿌리를 뽑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삶의 질도 향상되고 일자리가 늘 뿐 아니라 소비도 촉진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주문한 터라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장시간 근로 개선책이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노동시간이 업력에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자동차업계는 이 장관의 방미 일정이 향후 정책 변화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김용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부장은 “정부의 의도는 좋지만 자동화 설비 및 노사 합의 단계가 필요한 사안을 너무 급하게 추진하는 것 같다”며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무리하게 시행하면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노사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