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경기장 10년, 부러진 수요…적자에 ‘허덕’

2012-0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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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박성대·김현철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루기 위해 혈세 1조9755억원 쏟아 부어 건설한 경기장 10곳 중 3곳만 흑자운영내고 나머지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서울 상암경기장은 450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인천 문학경기장은 150억원대, 대구스타디움은 86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다.

이는 수요예측과 사후관리, 운영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경기장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장기 운영 계획을 세워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는 이유다.

5일 국무총리실과 각 지자체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작년 기준으로 약 90억원(잠정치) 흑자를 냈다. 2005년 처음으로 100억원대 흑자에 진입한 서울은 2006년에는 101억3100만원, 2007년 113억900만원, 2008년 96억2400만원, 2009년 83억6700만원, 2010년 87억2100만원의 흑자를 냈다.

경기장 수입의 원천은 2010년 기준으로 총 179억원 중 임대료가 136억원(76%)으로 가장 많았고, 행사 및 관람사용료 32억원(18%), 기타 입장료 및 주차료 11억원(6%) 등이었다.

체육시설을 문화공간으로 개방하는 멀티스타디움 콘셉트를 적용, 마케팅을 통해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든 잡은 결과다.

광주월드컵 경기장은 2010년까지 매년 30억원대 흑자를 내고 있으며 수원의 경우 최근 5년간 누적흑자액 34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나머지 7곳은 10년간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매년 20억원에서 30억원대 적자를 이어오다 2010년 그 적자규모를 17억5700만원까지 줄였다. 대구는 매년 30억원대의 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장 건설비 2836억원 중 지방채로 조달한 1855억원에 대해 2016년까지 매년 100억~173억원씩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 67억5200만원을 기록한 대전의 경우 졸속 건설이 문제가 됐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을 서둘러 짓다보니 부지 등 활용공간이 적어 수익사업을 하기 힘든 구조다. 대전시티즌은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경기 대관료를 받지 못하고 공모시설이라 임대수익도 받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장 운영 다변화를 통해 적자에서 흑자경영으로 돌린 지역도 있다.

2009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던 전주월드경 경기장은 2010년 7억1700만원, 작년에는 11억60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한해동안 골프장(27억원), 예식장(5억3000만원) 등 운영다변화를 통해 35억3000만원의 수입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메이저 스포츠 대회의 진정한 성공은 대회 성적과 경제적 이득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며 “국제대회를 개최할 지자체는 수천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시설을 어떻게 사후 활용할 것인지 확실한 복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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