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은 다른 보험들과 달리 1년마다 갱신을 한다.
이 때문에 보험 갱신 시기만 되면 불편할 정도로 많은 양의 전화를 받게 된다.
저마다 자사 보험으로 이끌기 위해 회유와 감언이설(?)로 보험을 갈아타라 유혹한다.
한 푼이 아쉬운 나는 가격이 좀 더 저렴한 보험사에 가입하기 위해 비용이 좀 더 저렴하다는 다이렉트사를 중심으로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고 전화도 꼬박꼬박 받았다.
그러던 중 문득 든 생각 하나.
실제로 내 개인정보가 어느 정도나 활용되고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는 비단 나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곧바로 현재 가입한 삼성화재 마이애니카의 개인정보 처리 취급방침을 살펴봤다.
하지만 내가 찾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없는 것인지 지난해 3월 21일로 최종 변경된 개인정보 취급방침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개인정보의 보유 기간 및 이용 기간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소송이나 분쟁의 근거자료로 보존할 목적으로서 상법 등 법령규정에 따름’이라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혼란만 더 가중됐다.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아 해당 정보를 보유하고, 보유 기간의 경과 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되면 지체없이 이를 파기하여야 한다’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일반원칙은 어디 간 것인지.
다이렉트라서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들어 타사 다이렉트를 비교해 보았다.
그나마 마이애니카는 좀 나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부화재 다이렉트의 경우 개인정보 취급방침 최종 변경일자는 지난 2007년 11월 1일이었다.
그동안 너무도 완벽한 정보 취급방침으로 인해 한 번의 개정도 없었던 것.
동의를 통해 보유 기간과 이용 기간을 명시한다는 내용이 있는 점은 다행이었다.
업계와 정부는 개인정보 유·노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이용자들 스스로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 스스로 본인의 개인정보를 지키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업계 자체의 조치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던가? 그동안 업체를 믿고 약관도 제대로 한 번 읽지 않고 대충 개인정보 취급에 ‘동의’를 누른 내 자신이 한심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