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 사는 김용춘(66)씨는 지난 14일 산악클럽 회원들과 함께 워싱턴주의 레이니어산에 올랐다. 이후 산비탈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길을 잃고 고립됐다.
다행히 구조대원들이 이틀 뒤인 16일 김씨를 발견했다. 구조 당기 김씨의 건강상태는 양호했고, 간단한 건강 검진 후 곧바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과거 베트남전에 참전한 뒤 30년전 미국으로 건너온 김씨는 “한국 군대에서 배운 기술이 산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애틀 지역채널 코모TV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나뭇잎을 태우다가 나중에는 지갑에 들어 있던 1달러와 5달러짜리 지폐를 태우며 추위와 싸웠다고 했다.
또 반창고, 여분의 양말 등 태울 수 있는 소지품은 모두 태우며 구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밤에는 나무 아래 쌓인 눈에 굴을 파고 그 속에서 추위와 피했고, 낮에는 끊임없이 걸으며 체온을 유지했다고 했다.
그는 뜨거운 사우나와 부인을 그리며 혹한을 견뎠다고 말했다.
김씨는 “눈이 너무 많이 내려 호흡이 곤란할 때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산행 경력이 10년이라는 김씨는 등산 장비를 완비하고 있었지만, 산비탈에서 떨어지면서 무전기와 장갑, 스키 폴대 등을 잃어버린 데다 산에서 잠을 잘 준비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사고 당시 이 지역의 날씨는 영하 9도까지 떨어졌고, 일부에서는 20㎝가 넘는 눈이 내렸다.
기상 악화때문에 구조대도 헬리콥터 대신 스노캣을 타고 김씨를 구조할 정도였다.
미 CBS방송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여러 외신은 김씨의 ‘생존기’를 화제 기사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