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6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지난 13일 S&P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 EFSF 자금을 보증하는 주요 국가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후 바로 이뤄졌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빨리 EFSF의 신용등급이 강등됐지만, 전날 국내 증시가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도 선방했던 것처럼 증시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프랑스 등 유럽 9개 국가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EFSF의 신용등급 강등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판단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향 이후 EFSF 등급 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며 "S&P외에 무디스 피치가 아직 등급 조정을 하지 않고 있어 그 여파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EFSF 등급 조정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요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과 EFSF의 신용등급 강등이 유로안정화기구(ESM) 출범을 앞당기는 등 국제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주중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의 국채 교환 협상(18일)과 EU재무장관회의, 정상회담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안이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
다만 충격이 크지 않더라도 증시가 상승 추세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아직 유럽 재정문제에 대한 경계감을 늦출 시기가 아니라는 것.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박스권 하단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코스피의 반등시도가 지속될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보다 박스권 상향 쪽으로 무게를 두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최상위 등급 상실로 EFSF 가용자금이 축소될 우려가 있고 신용등급 강등국들의 국채를 많이 보유한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라며 “시중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시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될 가능성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