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사회에서 유용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새로운 규제로 인해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자에서 강조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실패를 통해 자본주의 위기가 시작됐으며 은행은 살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미국 성장 이끈 월가은행들… 몸집만 거대해져
은행들의 문제는 단지 금융의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부터 서구경제를 이끈 것은 은행들이다.
골드만 삭스 등 월가 은행들은 유럽과 아시아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미국, 유럽 선진 각국의 GDP는 급증했다.
1970년대부터 정부의 금융업에 대한 규제가 풀리며 은행들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은행들은 상업과 투자의 경계를 허물고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은행들은 과거 대출을 통한 성장, 기업 컨설턴트 등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은행들의 화려한 행보 속에서 규모는 커지고 실패는 감춰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은행들은 신용시장에서 자만한 신용으로 옺갓 파생상품을 내놓았다. 거대한 은행들은 여러 명목의 자본 거래로 이익을 극대화시켰다.
혹 손해가 발생하면 나라로 떠 넘겼다.
자연스레 뱅커들의 급여봉투는 갈수록 두꺼워졌다.
은행들은 자본을 얻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로 확장했다. 인수합병(M&A) 자문, 지분 인수, 자본 거래 등 활동영역을 넓혔다. 아제이 다얄 레그메이슨 투자담당이사는 “ 사람들이 전통적인 은행업무에서 리스크를 수반한 외국 상품으로 기울고 있다”며 “은행 산업은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환거래가 크게 늘어났다. 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채권과 통화 등을 비롯한 외환거래는 지난해 1977년에 비해 234배가량 증가했다. 토마스 필립 뉴욕대학교 교수는 “미국 GDP 가운데 금융 점유율은 1950년 3%였으나 지난해 8%로 증가했다”며 “특히 소매업의 크게 늘어나며 은행의 규모는 거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고수익 쫓으며 실패는 은폐… 개혁에 칼 대는 정부
문제는 은행들은 실패를 은폐하고 왜곡하며 수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애다얼 터너 영국 금융서비스당국 의장은 “은행들의 활동은 경제적 피해를 생산하고 금융산업의 불안정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은행업들의 규모는 커졌지만 사회적 기여도는 낮았다. 반(反)월가 시위대들이 구제금융, 은행의 높은 급여 등으로 빈부격차 등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시킨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신문은 은행이 새로운 수익 대안을 찾지 않으면 급여를 삭감하거나 다른 산업기관과 합병을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대한 은행을 감싸던 정부들은 대대적인 개혁에 손을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소매금융과 투자은행 업무를 분리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제가 생기면 분리나 자산매각이 용이하지만 투자 금융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신용도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만이 높았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그들의 문제점을 기존 방식대로 연기하고 정부에 의존하지 말고 건전한 은행 시스템을 통한 대안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신문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