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작년 1∼10월 카스 등 오비맥주 전체 제품의 출고량(수출 포함)은 7천794만500상자로 시장점유율 50.22%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출고량은 7천725만7천400상자로 점유율이 49.78%였다.
오비맥주가 총 출고량 누계에서 하이트맥주를 앞지른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오비맥주는 1996년 ‘천연 암반수’ 개념을 들고 나온 하이트 제품에 밀려 정상을 내줬다.
오비맥주의 이러한 선전에 일등공신은 카스였다.
작년 1∼4월만 해도 양사의 주력 제품인 카스와 하이트의 월별 출고량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5월부터 카스가 앞서기 시작했다.
작년 5월 카스는 662만상자, 하이트는 609만상자였고 8월에는 카스가 799만상자, 하이트가 570만상자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더욱 커졌다.
카스는 오비맥주가 두산그룹에 속해있던 200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진로로부터 인수한 브랜드다.
‘적’으로부터 넘겨받은 ‘입양아’가 큰돈을 벌어준 효자가 된 셈이다.
오비맥주의 역전은 작년 1월 국내 출고량 기준으로 카스가 43.1%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월별 점유율에서 하이트를 1.3%포인트 추월했을 때 예고됐다.
‘만년 2등’이었던 카스가 하이트를 앞지른 것은 카스가 출시된 1994년 6월 이래 처음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반짝 추월’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2008년까지만해도 시장 점유율에서 20%포인트 뒤졌던 하이트는 만 3년여만에 역전을 일궈냈다.
카스는 ‘톡 쏘는 맛’이라는 개념을 앞세운 카스 후레쉬를 선봉으로 레몬과즙맛을 살린 카스레몬, 저칼로리 맥주인 카스 라이트 등을 잇따라 내놓고 젊은 층을 공략했다.
20∼30대 소비자층의 미각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친 것이 효과를 봤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3월 출시돼 눈길을 끈 OB골든라거도 점유율 상승에 한몫했다.
하지만 오비백주는 이러한 선전이 하이트진로가 작년 8월 이후 세무조사가 연장되고 있고 맥주(하이트)와 소주(진로)의 통합 작업에 따른 혼선으로 영업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에 지나지 않는다고 스스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주값 인상을 바라는 오비맥주 입장에서 시장 점유율 선전소식이 알려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