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3일 "검찰이 경찰에 수사지휘를 할 수 있지만 검찰에 접수된 내사 및 진정사건은 접수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찰이 그동안 검찰이 관행적으로 의뢰해오던 진정 사건을 더 이상 수사해주지 않겠다고 단언한 것이다. 경찰은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의 수사 지휘는 받되 엄밀한 의미의 '수사'에 대해서만 지휘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수사국의 '대통령령 제정 시행에 다른 수사 실무지침'애 따르면 검찰이 접수해서 경찰에 이첩한 고소·고발 사건 가운데 ‘검찰형제번호’가 부여된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령 제80조(검사수사사건지휘)에 의거해 검찰이 경찰에 수사지휘를 할 수 있도록 돼있다.
하지만 실무지침은 ‘검찰 내사 및 진정사건’은 수사개시 전 단계 사건으로, 검찰청 사건접수 단계에서 경찰청이 접수를 거부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이는 검찰에 들어온 진정이나 탄원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지휘를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검찰 인지, 진정·탄원 등 검찰 내사 사건도 ‘관행적’으로 검찰 지휘에 따라 경찰이 수사했지만, 앞으로는 대통령령을 엄격히 적용해 ‘내사 다운 내사’만 검찰 지휘를 받겠다는 뜻으로 보인다.